스타트업으로 살아남기 04

쉬운 노력과 어려운 노력

by 김도윤

얼마 전 이런 말을 들었다.

"쉬운 노력이 아니라, 어려운 노력을 해야 한다."


처음엔 당연한 소리라고 생각했다. 기술적으로 쉬운 것은 쉬운 노력, 어려운 것은 어려운 노력.

단순 반복 업무와 복잡한 알고리즘 구현 정도의 차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최근 직접 영업을 다니면서, 이 말의 진짜 의미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아무리 불가능해 보이는 기술적 과제라도, 결국 '시도하면 되는 것'이다.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익히는 일, 복잡한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일, 성능을 최적화하는 일.

분명 어렵긴 하지만 명확한 학습 경로가 있고, 구글링하면 비슷한 사례도 나오고, 실패해도 그 자체로 경험이 쌓인다. 과정이 명확하고, 도전하는 행위 그 자체로도 가치가 인정받는다.


무엇보다 이런 일들에는 안전장치가 있다. 코드가 에러를 뱉어도 나 자신이 거부당하는 것은 아니다.

IDE가 나를 싫어하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어떤 일들은 겉보기엔 너무 단순한데 이상할 만큼 어렵다.


"안녕하세요, 혹시 잠시 이야기 나눠도 될까요?"


낯선 사람에게 건네는 이 한 문장이 그토록 힘들 줄 몰랐다. 머리로는 단순한 일이지만, 몸은 쉽게 따라주지 않았다. 부끄러움, 두려움, 거절당할지 모른다는 불안. 상대방이 이상한 영업이나 종교 활동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카페 문 앞에서 몇 번이나 망설이며 돌아섰다.

그 작은 장벽을 넘어서는 게 내가 해본 노력 중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깨달았다.

진짜 어려운 노력은 기술적 난이도가 아니라 마음의 난이도로 결정된다.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대부분이 피하고 싶어하는 일들. 거절당할 위험을 감수하고 먼저 다가가는 일, 체면을 내려놓고 도움을 요청하는 일, 자존심을 구겨넣고 낮은 곳에서 시작하는 일.

실패했을 때 핑계댈 곳 없이 온전히 내 책임이 되는 일들.


이런 일들에는 gpt도 없고, claude도 없고, 유튜브 튜토리얼도 없다. 그저 마음을 다잡고 한 걸음씩 내딛는 수밖에 없다. 실패해도 재시도하고, 거절당해도 다시 시도하고, 무시당해도 계속 시도하는 것.

그 과정에서 조금씩 마음의 근육이 생긴다.


생각해보니 내가 존경하는 사람들은 모두 이런 마음의 근육이 발달한 사람들이었다.

사람들 앞에 나서는 용기,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용기, 실패를 받아들이는 용기를 가진 사람들.


어쩌면 내 다음 성장은 새로운 기술 등을 배우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이런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데서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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