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으로 살아남기 07

최선을 다해서 쉬기

by 김도윤

추석 연휴가 다가온다.

창업을 시작한 뒤로 이렇게 긴 연휴는 처음이다. 늘 정신없이 달려온 시간 속에서 쉬는 법을 잊고 살아온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연휴가 숨을 고를 기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디선가 나영석 PD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는 걸 본 적이 있다.
“사람들은 24시간 내내 일을 하진 않는다. 하지만 휴식 시간에도 머릿속에서 일 생각을 놓지 않기 때문에 번아웃이 온다.”
예전에는 그냥 흘려들었던 말인데, 요즘은 꽤 실감하고 있다.


나는 보통 오전 10시에 출근해 밤 8시나 9시쯤 퇴근한다. 하루를 꽉 채우고 집에 돌아오면 몸은 쉬고 있는데, 머리는 여전히 일 속에 남아 있다. 해결되지 않은 문제, 내일의 과제, 막연한 압박감 같은 것들이 계속 맴돈다. 그래서인지 “나는 지금 진짜 쉬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가끔 들곤 한다. 응당 초기 스타트업 종사자라면 누구나 겪는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이지만, 이 과정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번아웃이 찾아오고야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추석 연휴는 조금 더 나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보려 한다. 그동안 미뤄둔 일들을 하나씩 해볼 생각이다. 단기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조금 마련해서 가볍게 쇼핑도 다녀오고, 사두고 읽지 못한 책들도 꺼내보려 한다. 최근 새로 관심이 생긴 책도 있는데, 연휴 동안 그 책까지 펼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또 나는 혼자 다니는 걸 좋아해서 분위기 좋은 동네를 걸으며 카페에 앉아 책을 읽거나, 골목 안에서 우연히 발견한 작은 가게 같은 곳에 들어가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싶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물론 좋지만 나에게는 이런 혼자만의 시간이야말로 가장 큰 힐링이 되는 것 같다.


사실 이 계획들이 모두 실현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이번 연휴 동안만큼은 ‘해야 한다’는 압박에서 잠시 벗어나 보는 것이다. 일에 몰입하는 것도 너무 중요하지만, 그만큼 휴식에도 몰입할 줄 알아야 한다는 걸 이제 조금씩 느끼고 있다.


이번 연휴는 그저 연휴답게 보내고 싶다. (그래도 어느 정도 업무는 보긴 해야 하지만...)
해야 할 일을 떠올리기보다,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면서. 그 순간순간이 쌓여 내 마음을 가볍게 해 줄 수 있다면, 이번 연휴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다들 즐거운 추석 연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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