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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 Jul 26. 2021

공무원이 되고서 체감하는 피터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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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선 곧 하반기 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이다. 누군가는 본부로, 또 누군가는 소속기관으로 이동한다. 기관 내에서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을 테다.

구성원의 의사가 모두 충족되면 좋으련만, 다양한 이해관계는 서로 상충되기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전보인사는 몇몇에겐 만족스럽고 다수에겐 불만요인이 된다.


요즘 들어 본부로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해당 직급의 승진연도나 직렬 등이 잘 맞아 순조롭게 이동하는 경우도 있지만, 희망 의사가 외면당하는 이도 적지 않다. 매번 전보 신청하지만 부름을 받지 못하는 이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대개 '승진'을 위해서다.(이곳에선 중간관리자로 승진하기 위해선 본부 근무자여야 하는 불문의 룰이 있다.)

연차가 되었고 연령이 많아서라는데... 승진 후 감당하게 될 일들에 대한 포부는 말하지 않는다. 너무도 당연해서인지도 모르겠으나 자신이 승진해야 한다는 근거를 듣고 있노라면 내가 모르는 그런 진심은 언제쯤 입 밖으로 나올 건지 기약이 없다.


나는 진심 그들이 왜 그토록 승진을 갈망하는지 궁금해진다.


미국 교육학자 로렌스 피터(Laurence J. Peter)는 1960년대에 "위계 조직에서 모든 직원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In a hierarchy, every employee tends to rise to the level of his incompetence.)"는 피터의 법칙(Peter's Principle)을 발표했다.


또한 이렇게 무기력한 상태까지 승진한 자는 실무자의 업무성과 대신 상사와의 관계나 태도 같은 개인 성향을 높게 평가하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는 '피터의 도치(Peter's Inversion)라 불린다.


행정학 교재에서 피터의 법칙을 처음 접했을 때, 참 오래된 이론이라 생각했다. 고전적인...  너무도 많이 알려져서 시험문제의 선택지 중 하나로 등장하지만 정답은 아니었던... 그런데 요즘 우리 조직이 피터의 법칙처럼 운영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섬뜩하다.



승진을 하려는 자는



"공무원으로서의 직위가 높아짐에 따른 책무를 스스로가 감당할 능력과 자질이 있는지 돌아보고 쌓아 가야 한다. 승진은 열심히 일한 뒤 선물처럼 오는 것이라 여기면 좋겠다."는 엄미현 멘토('젊은 공무원에게 묻다' 중에서)의 조언을 되새겨 보자.


그리고


승진을 결정하는 자리에 있는 자는


자신을 위해 충성경쟁에서 앞선 사람 아닌

상위직급의 역할과 책임 그리고 개인의 능력을 공정하게 살펴보자. 제발.



조직이론가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은 조직의 성공은 실무자의 성과에 달려있다고 하면서 좋은 리더의 덕목으로 목소리의 크기가 아니라 실무자가 조직의 목적과 전략을 잘 이해하고 행동하도록 조직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 했는데...


나는 좋은 리더를 알아보지 못한 것일까

아직 만나보지 못한 것일까

어쩜 존재하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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