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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onlight Jun 22. 2023

정년까지...

회사에서 정년을 맞이한다는 것.

가능할까요?     


민간 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들은 마흔이 지날 때부터 퇴사 후의 삶을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공무원의 경우에는 부정하게 돈을 받는다거나 성범죄를 저지르거나 음주운전을 하는 등의 일을 하지 않는다면 법으로 정해진 정년을 맞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수령 연금은 점점 줄어들고

월급은 물가상승률을 하회하며

승진을 위해 일보다는 줄을 서는 모습에 갇혀 살다 보면     


정년까지 버텨야 하는 삶이 두려워집니다.     


어렸을 적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던 것처럼

정년까지 남은 십 수년의 시간이 후딱 지나가길 바랍니다. 


그러다가도

한편으로 세월이 쉬이 지나갈까 두렵습니다.      




입사 후 이런저런 일을 번갈아 했습니다.  

하나의 업무에 익숙해질 즈음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일을

몇 번 했더니 책에서만 봤던 얇고 넓은 행정을 몸소 실천하고 있었죠.   

   

십 년을 넘게 일했으나, 후배들 앞에서 폼 잡는 꼰대짓을 제외하곤

공직을 벗어나 쓸 수 있는 전문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출근길마다,

이직을 상상하지만 한발 내디딜 엄두조차 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돌고 돌아 여기에 서있건만

앞으로도 더 돌아야 하는 상황이

나 자신을 쥐돌이로 만드는 것 같아 돌아버리겠죠.     


이러다 60세가 되는 시점 '나란 사람의 삶'이

딱 멈추지 않을까 하는 아찔함이 밀려옵니다.     

  

이를 두고 누군가는 진퇴양난이라고 했을까요

저는 지금 거기 딱 멈춰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정년연장에 대한 얘기가 솔솔 피어납니다.

혹시나 정년이 연장이 결정되었을

이를 기뻐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상황을 마주한다면,    

  

뒤돌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조금... 많이 비참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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