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oonlight
Feb 26.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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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아내가 거실에서 서류를 보고 있습니다.
평소라면 '이불 밖은 위험해'를 외치고 있을 텐데
팀장이 보고서를 한 장으로 다시 작성하라고 했대요.
팀장이 고치라는 의도와 방향을 들었으나
기존 보고서를 아무리 봐도 무얼 달리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며칠 전에도 아내는 상사가 작성한 보고서를 보여주며
실적을 나타내는 표에서 색깔을 바꾸거나
일부 내용을 위첨자로 변경했다고 했죠.
그렇게 바뀐 내용 중 실적기간에 오류가 있어
아내가 그 부분을 바로잡았더니
이젠 다른 부분에 색깔을 바꾸고 또 위첨자를 추가했다죠.
자신이 바꾼 것을 또 바꿔버리는...
이런 상사라면 닉네임을 '버전 2.0'이라고 해도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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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도 이런 상사와 함께 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눈높이가 GAFA의 구성원에 맞추어져 있었죠.
하지만 저는 구글, 애플의 인재와 견줄 실력이 아니죠.
그만큼의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니고요.
게다가 목표를 매출처럼 정량화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팀장은 자신이 직접 보고서를 수정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저를 무능력자라 칭했을 거고요.
근데 팀장은 자신의 역할을 잘 수해하고 있는 걸까요?
보고서 수정이 팀장의 첫째 역할일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목표와 방향을 공유하고
직원이 어제보다 오늘 더 나아가도록
자극하는 것은 도대체 몇 번째 역할일까요?
팀장에겐 달리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 있겠지만
팀원이 이를 알아서 헤아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서로의 간극은 좁혀지지 않아요.
어제 점심을 먹고 커피를 들고서 함께 걷던 동료가
"우리 팀장은 언제 다른 데로 가지?"라고 했어요.
우리는 이게 헛된 바람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항상 날이 선 내 앞의 상사가 사라지만
'불행 끝 행복 시작'일 것 같지만
이내 '구관이 명관이내'라며
대대손손 전해지는 낡은 말을 내뱉게 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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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우린 어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