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oonlight
Feb 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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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전 일기예보를 보니 어제보다 더 춥다고 해요.
좀 더 두꺼운 외투로 바꾸어 입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외투 주머니에 있어야 할
사원증이 없어요.
'아. . . 뭐지. . .
여기 있어야 하는데.
.
.
.
아무리 찾아도 없고
기억도 나지 않는다.'
출입문을 통과할 때 사원임을 증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재발급의 기간 동안 이런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는 점이
나의 이름과 얼굴.... 나이와 소속까지 기재된 정보가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발에 채일 것을 생각하니
짜증이 확~ 솟구칩니다.
아닐 거야, 아닐 거야. 어딘가에 있을 거야. 하다가
분실물 센터에 습득물 신고가 되면 찾을 거란 희망도 가져봅니다만,
이내 재발급 신청을 해야 하는 현실로 돌아왔어요.
사원증이 없어도 일상의 변화는 없더라고요.
약간의 불편함이 더해졌고
기억력 감퇴를 체감하는 사례였지만 괜찮았어요.
'분노-부정-희망-인정'의 감정 순환을 겪고 나니
번뜩 정신이 듭니다.
분실한 것이 사원증뿐이었을까요?
열이 나는 딸 아이 이마에 올려진 어머니의 손길과
오랜만에 걸려온 아버지의 전화를
회사일로 바쁘다며 급히 끊는 아들이 떠오릅니다.
항상 곁에 있을 거라 생각했던 사람과 함께 했던
일상의 소중함에 대한
기억의 분실은 없었을까요.
뭣이 중헌지도 모르고 앞만 보며 흘려보낸
'지금 이 순간'이란 시간은 또 어떤가요.
나만의 분실물 센터에
분실물과 습득물을 기록해 봅니다.
나는 무엇을 잃었고 무엇을 모아가고 있는지
그래서 나를 분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헤아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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