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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게놈지도'의 필요성과 정책적 의미

-민지(MZ)세대 부동산 유전자 분석의 사회적 필요성-

"내가 네 애비다"
물보다 진한 부동산 소유 욕구의 실체와 유전적 기질(지역별, 계층별, 연령대별 주거선호 제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산 정책이 작동될 수 있다.


유전자를 안다는 것은 '뿌리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밝힐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는 그 이상의 무엇까지 알아낼 수 있다. "내가 네 애비다"라는 물보다 진한 피의 실체는 어렵지 않게 밝혀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유전자 게놈지도다. 한국인 최초의 유전자 지도인 표준 게놈지도(코레프(KOREF), KORean REFerence)가 나온 시점은 2016년이다. '국민대표 게놈지도'는 전국에 흩어져 거주하는 한국인 41명의 게놈 정보가 통합된 것이다. 이를 통해 한국인의 특이적 질병연구를 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물론 한국인 유전체 전체 염기서열지도가 첫 완성된 것은 이보다 앞선 2008년으로 이길여 암당뇨연구원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공동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 이러한 발견은 정밀 의료 기술 개발에 활용될 빅데이터로 한국인의 유전적인 특징을 대표하는 한국인 '참조 표준'이 만들어진 과학사에 남을 쾌거라는 점이다. 백인 중심의 인간 표준 게놈(GRCh38)은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를 통해 이미 밝혀진 바 있다. 그러나 코레프를 활용하면 인종 차이에 따른 질병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데 약 25% 이상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 이미 증명된 바 있다.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밝혀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게놈지도가 질병 치료를 위해 의학적으로만 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사람과 동식물에 사는 미생물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그 정체와 효능을 밝히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1억 2100만 달러를 투자해 농작물과 가축, 사람 몸에 영향을 미치는 각종 미생물을 연구하는 국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미생물 군집) 이니셔티브를 발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막걸리를 비롯해 김치, 사료첨가제, 동식물 질병 치료 분야에서 미생물의 유전 정보를 확보하는 유전체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렇듯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한 게놈지도 작성은 염기서열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있다. 염기서열을 파악한다는 것은 어떤 염기서열이 유전병을 일으키는지 알게 된다면 유전병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데 있다.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침팬지와 사람의 유전자가 99% 일치한다는 것이 밝혀진 것처럼 인류를 위한 더 많은 난제들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copyright. 서정렬) 파주 운정지구 단독주택필지에 건축된 '카페루버월'. 단독주택으로 1층 공간은 근생시설로 카페가 있고 내부 2, 3층은 살림집으로 사용되고 있다.


각설하고, 이런 측면에서 부동산 게놈지도 또한 필요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떻게 부동산을 취득하고 소비하는지에 대한 소위 유전적 특질을 밝힐 필요가 있다. 단지 알아내고자 하는 것은 DNA의 유전적 특질이 아닌 부동산(집)을 취득하는 사회경제적 특성을 말한다. 우리나라 어느 지역에 거주하는 어떤 사람(가구)이(가), 어떻게 주택을 소비하는지에 대한 자료들은 각종 패널 조사를 통해 대강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왜냐하면 패널조사 특성상 조사대상을 고정시켜 동일한 대상에 대해 동일한 질문을 반복 실시해 변화 과정을 분석한다이점은 있으나 조사 대상자의 탈락에 따른 샘플 편차 등의 문제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과 같은 통합적인 파악이 요구된다.


1960~70년 '개발시대'를 살아오면서 부동산은 사두면 오르는 재화였다. 그리고 꺾일 줄 알았던 집값은 문재인 정부 들어 최근 천정부지로 상승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와는 상관없이 도대체 어느 지역, 어떤 사람들이 부동산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소비하는지 주거소비의 유전적 뿌리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것도 제대로 말이다. 그런 이후에야 올바른 주택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시장의 변화뿐만 아니라 그런 시장에서 주택을 소비하는 사람(가구) 중심으로의 구매와 소비 패턴으로서의 사회경제적 특성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구매력과 관련된 제대로 된 정책 마련과 정책의 추진이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주택정책 추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의외로 단순하다. 모든 정권 초기 주택 및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책 목표는 있다. 그러나 당초 공약이었던 정책 목표는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따라 간데 온데 없이 사라진다. 주택가격이 오르거나 또는 반대로 떨어지는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느라 방향을 잃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시장 변화에 따른 잦은 대책 발표로 당초의 정책적 방향은 흐지부지되고 만다. 정책 방향 잃은 대책만 내놓다가 대통령 임기가 종료된다는 점이다. 부동산 '대책'만 있고 '정책'은 없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이유다. 제대로 된 정책 마련을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부동산 이용과 관련된 '부동산 표준 게놈지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


(copyright. 서정렬)  '카페루버월' 내부 공간. 소소한 인테리어가 파격적인 건축 공간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건축물에 대한 주인장 부부의 따듯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참고자료]

1. 윗글은 양산신문 부동산칼럼으로 발표된 것임을 밝힙니다.

    http://www.yangsa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82306


2. 'MZ(민지)세대'를 작은 (부)제목으로 뽑은 것은 'MZ세대'의 부동산 선호와 경향이 기성세대인 '베이비부머(baby-boomer)'들과 대비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고 결국, 새로운 세대의 주거 선호 경향을 위한 주거소비의 특성을 파악해 부동산정책의 기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임을 밝힙니다.   


3. 글 속 건축물은 파주 운정지구 내 단독주택 필지에 건축된 '카페 루버월'주택입니다.

    건축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뒷면 사진을 참고로 싣습니다.

(copyright. 서정렬) 파주 운정지구 내 단독주택 필지에 건축된 '루버 월' 주택의 뒷면 전경. '건축 미'를 위해 건축 가능면적 상당 부분을 과감히 활용하지 않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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