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초 소설 1(박상하)
나는 20여 년을 징검다리를 폭짝폴짝 건너왔어요. 비가 올 때나 눈이 올 때, 바람이 세차기 불어도 징검다리를 건너왔어요. 어느 해 장맛비가 내려 징검다리가 잘 보이지 않을 때도 나는 그 다리를 건너왔어요.
비 온 뒤 어느 맑은 가을날 낙엽이 쌓여있는 징검다리를 건너는데 누군가 물었어요.
‘미끄럽지 않은지, 두렵지 않은지, 흐르는 물이 무섭지 않은지’
상하 씨는 그때 깜짝 놀라며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어요. 첫째 건널 때마다 두렵고 초조했지만 자신이 활짝 웃으며 건넜다는 사실, 두 번째, 누구도 내게 마음이 어떤지 물어주지 않았다는 사실.
두려움 속에 20년이 넘도록를 상아 씨는 징검다리를 건너온 거예요. 돌아보니 징검다리는 한 번도 무너지지 않았어요. 징검다리 뿌리에는 깊은 신뢰와 사랑이 박혀 있어요. 행복한 추억들은 물론 덤이고요. 디딜 때마다 두려웠지만 징검다리는 무너지지 않는 다리였어요.
“징검다리가 떠내려 가거나 잠길지도 몰라, 어쩌면 너도 저 물에 휩쓸릴지도 모르고”
또 하나의 내가 늘 했던 말이에요. 하지만 상하 씨는 오늘 알게 되었어요. 자신이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다는 사실을, 뿌리 깊은 징검다리가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그리고 징검다리는 무너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하 씨는 경찰이 되어 시민들의 든든한 징검다리가 될 거예요. 무너지지 않는 파수꾼이 되는 거지요.
돌아보니 장맛비가 내려 흙탕물이 흘러 개울의 바닥이 보이지 않을 때도 상하 씨는 징검다리를 건넜던 거예요. 징검다리는 무너지지 않는 다리이고 또 하나의 길이었어요. 내 삶을 지켜준 사랑하는 사람들과 가족들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