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28 Years Later: The Bone Temple
2026 · 공포/스릴러 · 미국
1시간 49분 · 청불
"그런 건 없어, 그런 사람도 없고, 우리뿐이야" - 켈슨 박사
<시놉시스>
분노 바이러스에 점령당한 본토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내몰린 ‘스파이크’는 생존을 위해 미스터리한 생존자 집단 ‘지미스’의 일원이 된다. 그러나 광기 어린 지도자 ‘지미’와 그의 추종자들이 저지르는 끔찍한 악행을 목격하며 감염보다 더 큰 공포를 경험하게 되고 이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친다. 한편, 뼈의 사원에서 죽은 자들을 기리며 바이러스를 연구해 온 ‘켈슨 박사’는 알파 감염자 ‘삼손’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뒤흔들 거대한 변화를 포착하게 되는데...
<28일 후> (2002)
동물 권리 운동가들이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된 침팬지들을 풀어며 바이러스가 유출된 지 28일 후의 시점.
<28주 후> (2007)
인간을 좀비로 만드는 '분노 바이러스'가 영국을 휩쓸고 지나간 후 6개월이 지난 시점.
<28년 후> (2025)
'분노 바이러스'가 유출된 지 28년 후의 시점.
일부 생존자들이 모여 철저히 격리된 채 살아가는 '홀리 아일랜드' 섬에서 태어난 소년 '스파이크'는 '분노 바이러스'에 잠식된 본토에 발을 들인다.
<28년 후 : 뼈의 사원> (2026)
'분노 바이러스'에 점령당한 본토에서 살아남은 ‘스파이크’는 본토의 생존자 집단 ‘지미스’의 일원이 되지만, 그들의 끔찍한 악행을 목격하고 이들로부터 벗어나려 한다.
<28년 후 : 파트 3> (개봉 예정)
<28년 후> 삼부작 중, 두 번째 파트인 <28년 후 : 뼈의 사원>은 생존자들의 섬 '홀리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좀비로 득실거리는 본토로 오게 된 소년 '스파이크'가 생존자 집단인 '지미스'의 일원이 되면서 시작한다.
한편, 죽은 자들을 기리는 뼈의 사원을 만들며 홀로 바이러스를 연구해 온 '켈슨' 박사는 알파 감염자 '삼손'에게서 소통의 가능성을 보게 된다.
삼손은 히브리어 “Shimshon” → “태양(sun)”에서 파생된 단어로 그의 이름 자체가 '인간을 넘어선 힘'을 의미한다.
성경(구약성경 판관기) 속에 등장하는 '삼손'은 맨손으로 사자를 죽이고, 혼자서 군대를 물리치며, 성문을 통째로 옮기는 초인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단순히 강한 영웅이 아니라 분노를 통제하지 못하여 필리스타인들을 학살하고 결국 스스로 자기 자신까지 죽이고 마는 인물이다.
절대적인 힘을 가졌으나, 통제가 되지 않는 구약성경 속 삼손은 영화 속 삼손의 모습과도 같다.
켈슨 박사가 발견하고 이름 붙인 알파 감염자 '삼손'이, 초인적인 힘을 가졌으나,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고 결국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성경 속 삼손과 어떻게 다른 결말을 맞는지 지켜보는 것 또한 중요한 관람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이 영화의 백미가 켈슨 박사의 콘서트 씬이라는 사실을 반박하는 관람객은 아마도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미스의 리더인 지미와 켈슨의 합의로 벌어지게 된 '지옥 콘서트'는 아이언 메이슨의 The Number Of The Beast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영화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28년 후> (2025)를 본 관객이라면, 켈슨 박사가 스파이크를 못 알아 볼리 없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예상대로 둘의 만남이 예정된 어느 순간부터 영화의 스토리는 큰 반전 없이 예상대로 흘러가는 게 아쉬운 흠이다. 물론 '뼈의 사원 지옥 콘서트'는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지만 말이다.
영화는 이렇듯 스토리적으로는 밋밋하지만, 비주얼 연출과 내러티브 연출에는 공을 들였다.
앞서 말한 삼손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지옥의 악마 '올드 닉'의 아들을 자처하는 지미의 최후를 보여주는 연출 또한 의미심장하다.
뒤집힌 십자가인 역십자가를 목에 걸고 자신이 악마의 아들이라 주장하던 지미는, 마치 예수 그리스도처럼 갈비뼈에 칼을 맞아 피를 흘리며 역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히는 최후를 맞는다.
지미는 당연히 악마의 아들이 아닌 사기꾼이지만,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그런 지미의 정체가 그의 신도들과 관객들에게 까발려진다는 점이다.
올드 닉이 아니었냐는 켈리의 물음에, 켈슨 박사는 이렇게 답한다.
"그런 건 없어, 그런 사람도 없고, 우리뿐이야" - 켈슨 박사
그렇다면.
좀비로 넘쳐나는 이 지옥도에 신도, 악마도 없다면.
이 세상에 정말 아무것도 없고 우리뿐이라면.
그래서 선한 의지를 이어나갈 수만 있다면.
이 지옥에도 희망은 있지 않을까.
역십자가에 매달린 채 죽어가는 지미는 뿔 달린 악마의 환영을 본다.
(정확히는 환영도 아니고 악마도 아니지만)
지미는 자신을 무심히 지나쳐 멀어지는 존재에게 이렇게 외친다.
"아버지,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 지미
영화를 보는 내내 끔찍한 광경에 시달려 온 관객들과, 이 지옥을 마무리하는데 적절한 엔딩이 아닐 수 없다.
때때로 희망은 선함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걸맞은 처벌에서도 오기 때문이다.
저자
YouTube <영화전문채널 Darksome>, 영화/OTT 전문 웹 매거진 <씨네랩> 크리에이터.
영화 리뷰, 그리고 시나리오와 소설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