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있어? 죽도록 빌고 싶은 소원

드라마 소개

by 마리모

기리고

If Wishes Could Kill

시리즈 / 8부작

2026 · Netflix · 공포/미스터리/TV드라마

한국 · 청소년 관람 불가

연출 : 박윤서 / 극본 : 박중섭


"내 소원은, 너희가 다 죽는 거야" - 도혜령




기리고_사진출처_넷플릭스

<당신은 죽도록 빌고 싶은 소원이 있는가?>


'기리고'는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여학생(도혜령)이 누군가를 향해 죽음의 저주를 걸면서 시작된다.

그리고 고등학생인 유세아, 임나리, 김건우, 강하준, 최형욱 다섯 친구의 이야기로 점프한다.


최형욱은 자신이 수학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비결이라며 '기리고'라는 앱을 친구들에게 알려준다.

터무니없는 형욱의 말을 다들 믿지 않지만, 건우는 그 앱을 설치하고 소원을 빈다. 그러는 한편, 세아에게서 전화를 받게 된 형욱은 전화 너머로 자신을 조롱하는 세아와 친구들의 목소리를 듣고 충격에 빠진다.

다음 날, 교실 책상에 엎드려 있던 형욱이 갑작스럽게 발작을 일으키고, 친구들이 말릴 수도 없이 엄청난 힘으로 스스로 자신의 목을 흉기로 긋는다.

공포스러운 형욱의 사건으로 놀란 것도 잠시, '기리고' 앱으로 소원을 빈 건우의 소원 역시 이루어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저주를 풀어야 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컴퓨터를 잘 다루는 하준이 건우의 휴대전화에 설치된 '기리고' 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건우가 헛것을 보게 된다. 귀신의 조종을 받는 듯한 건우가 기괴하고 끔찍한 방법으로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고, 친구들마저 헤칠 뻔 하지만 가까스로 위험에서 벗어난다.

그날 저녁, 하준의 누나인 강하영이 '기리고' 앱이 저주를 옮기는 주구이며, 동티(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공연히 건드려서 스스로 걱정이나 해를 입음. 또는 그 걱정이나 피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인해 모두가 죽을 뻔했다는 사실을 일러준다.

병원에 입원한 세아는 이 저주의 실체를 확인하고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기리고' 앱을 설치하고 소원을 빈다. 이제 하준은 그런 세아를 데리고 무당이 된 자신의 누나, 강하영을 찾아간다.


과연 소원을 들어주는 앱 '기리고'의 정체는 무엇이며, 세아와 친구들은 이 끔찍한 죽음의 저주를 피해 갈 수 있을까?



기리고_사진출처_넷플릭스

<현대판 미디어 저주물>


넷플릭스 신작 드라마 '기리고'는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이 일상이 된 작금의 시대에, 귀신과 저주, 무당이라는 '미신'의 영역을 결합시켰다.

휴대전화와 비디오에 귀신이나 저주가 들러붙은 작품들은 이미 수없이 반복되어 왔다.

-링 시리즈, 폰, 착신아리, 언프렌디드, 회로 등-

'기리고' 역시 이러한 미디어 저주물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그렇다면 '기리고'의 이 결합은 과연 설득력 있게 작동하고 있을까?



<강한 설정, 흐릿한 주제>


끔찍한 장면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선정성과, 이를 통해 드러내고자 하는 주제의 빈약함을 제외하면, 단순한 킬링타임 오락 영화로서는 나쁘지 않다.

예측 가능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공포 장르 특유의 몰입감과 배우들의 호연이 -특히, 방울 역을 맡은 노재원 배우- 다소 밋밋할 수 있는 이야기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가장 큰 힘이다.


공포는 본래 사회 기저에 깔린 불안과 부조리, 그리고 불합리함에 대한 분노와 인간의 어두운 욕망을 드러내기에 적합한 장르다. 그러나 '기리고'는 더 깊은 곳까지는 나아가지 않는다.

원한과 부정적인 감정은 존재하지만, 캐릭터의 심리에 집중하는 작품은 아니다.

창작자(작가나 감독)의 시선이나 의도도 희미하다.

설정은 강하지만, 주제가 흐릿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미로운 구석은 있다.



<가장 친숙한 것이, 가장 공포스러운 것으로>


우리가 매일 쓰는 스마트폰은 유용하지만 분명 위험하다.

우리는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의 작동 원리를 모르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을 열고 닫는다.

스팸문자와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해킹 등등 휴대전화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온갖 위험에 누구나 노출되어 있는 시대다. 누군가 유도한 공용 와이파이에 의심 없이 접속하는 순간, 언제든 그 누구라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기리고'에서 다루고 있는 공포의 근원은 '저주'이지만, 그 매개는 스마트폰과 앱이다.

누가 만들었는지, 어떻게 작동되는지 알 수 없는 채로 손에 쥐고 있는 당신의 '스마트폰', 그리고 그 안에 설치된 수백 개의 '앱'말이다.

이 작품이 겨냥하는 공포가 그렇게 낯선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익숙한 '스마트폰'에서 비롯된다.

손에서 놓지 않는 전자기기, 매일같이 눌러보는 앱의 아이콘, 아무 의심 없이 허용해 온 권한들.

'기리고'는 그러한 우리의 무의식을 살며시 건드려준다.


이 시대의 공포는 더 이상 문 밖에서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당신 손안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기리고_사진출처_넷플릭스



저자

YouTube <영화전문채널 Darksome>, 영화/OTT 전문 웹 매거진 <씨네랩> 크리에이터.

영화 리뷰, 그리고 시나리오와 소설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