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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에서 시작하는 책 쓰기

책 만들기보다 '글 쌓기'부터

최근 글쓰기가 아닌, '책 쓰기' 강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총서 기획, 편집 업무를 했고 출판사 운영의 경험도 있긴 하지만, 책 쓰기 강의는 대형 출판사 출신의 전문 기획편집자분들이 진행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 처음에는 많이 망설였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JXqOItTr4c


그러나 주변의 몇몇 분이 적지 않은 컨설팅 비용을 지불하고 오랜 시간 준비만 하다 결국 책 쓰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며 좌절하시는 모습을 보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분들께 실전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강의 요청을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제 마음에 썩 들지 않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 쓰기는 글쓰기와 다르다”라는, 책 쓰기 강의에서 흔히 듣는 말입니다. 당연히 책을 쓰는 과정은 한두 편의 쪽글을 쓰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드는 일이 맞습니다. 독자가 책값을 지불하면서까지 읽을 가치가 있는 내용을 담아야 하고, 주제와 콘셉트에 맞는 글들이 유기적으로 얽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책 쓰기를 글쓰기와 ‘열심히’ 구분하는 것에는, ‘타깃’이라고 부르는 독자를 공략하여 베스트셀러를 만든다는 의미가 많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글쓴이의 진심이 담긴 글이라 해도 "책으로 출간할 만한 글은 아니다."라고 단정 짓는 듯한 뉘앙스가 느껴집니다. 그런 낙담 유발자들에게 반대 의견을 내놓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책을 완벽히 기획하고 100% 완성된 목차를 만든 후 글을 시작할 수 있다면야 물론 좋겠지만, ‘선 연재 후 출간’의 트렌드, 개방형 목차의 중요성, 그리고 ‘책 만들기’보다 ‘글 쌓기’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브런치 스토리가 독자와 소통하며 글을 쌓아 갈 수 있는, 책 쓰기를 시작할 수 있는 바로 그런 곳임을 알리고도 싶었구요.


최근에는 책을 단순히 브랜딩의 도구로 사용하며, 글쓰기를 못해도 AI를 활용해 하루 만에 책을 출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 속에서 오랜 시간 공들여 글을 써 온 분들이 뒷전으로 밀려나는 듯해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오프라인 강의는 사회적 기업 ㈜상상우리의 열정대학 '내 이름으로 책 내기 학과'에서 진행했고, 글 아래의 링크는 한국미래교육경영원의 '책 쓰기 온라인 특강 4시간' 중 핵심적인 내용을 1시간 분량으로 편집한 것입니다. (제 친구들만 대상으로) '책을 쓰고 싶을 때 상담하면 정직하게 이야기해 줄 것 같은 친구' 설문조사가 있다면 당당히 제가 1위로 뽑힐 거라 확신하면서, 저의 글쓰기 친구들과 편안히 나누던 이야기로 강의를 진행했습니다.


책을 쓰고자 하는 분들이 “책 쓰기는 글쓰기와 다르다”는 말에 주눅 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 쓰기, 글쓰기 고수님들 계시는 브런치 스토리에 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영상을 공유합니다.


강의에서는 교과서의 정의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책의 “콘셉트”란 것을 어떻게 명확히 설정할 수 있을지 저자의 입장에서 설명하고, 자신과 세상을 탐색하며 글감을 발굴하는 “VISTA” 프레임워크를 소개했습니다. 또 기획출판에서 전자책 출간에 이르기까지 출간의 방식과 비용 등에 대한 정보도 함께 다루었습니다. 글쓰기를 사랑하는 모든 분께 이 영상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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