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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엄태경의 모든 공부 Jul 23. 2024

개구리 먹기, 토마토, 그리고 이상한 나라의 토끼굴

시간 관리 기법의 삼대장을 소개합니다

개구리 먹기          


“만약 개구리를 먹는 것이 당신 일이라면 아침에 먹는 것이 최선이다. 만약 두 마리를 먹어야 할 때는 큰 것부터 먹는 것이 최선이다.”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이 남긴 말입니다. 하기 싫은 일을 먼저 하라는 의미로 개구리 먹기는 ‘미리 대가를 치르는 일’인 셈이죠. 아무래도 하기 싫은 일을 먼저 끝내면 성취감도 생기고 남은 일도 수월하게 생각될 것 같습니다.

     

하기 싫은 공부를 나중으로 미루고 아침에 좋아하는 과목만 붙들고 있다가는 조금 이따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기기도 하고, 점심 식사 후에는 몽롱한 상태로 하기 싫은 과목을 공부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공부의 과정은 원래 조금 고통스럽죠. 어차피 재미있는 과목만 할 수는 없고 자신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면, 매일 아침을 개구리와 함께하는 것이 어떨까요?   


가끔은 너무 큰 개구리를 꾸역꾸역 먹다가 오후의 계획을 망칠 수도 있으니 적절한 시간에 먹을 수 있는 크기로 개구리를 나눠 준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뽀모도로 기법     


이 기법은 1980년대에 이탈리아의 프란체스코 시랄로(Francesco Cirillo)라는 사람이 처음 제안했다고 합니다. 뽀모도로는 이탈리아어로 토마토를 말하는 것이고요.     

 

먼저 요리할 때 사용하는 토마토 모양의 타이머를 준비합니다. 공부 시작 전, 25분 후에 타이머가 울리도록 맞춰 놓고 25분이 지나 타이머가 울리면 5분의 휴식을 취합니다. 4번의 '25분 공부, 5분 휴식'을 끝내고 나서는 15분에서 30분 정도의 조금 긴 휴식 시간을 가지면 됩니다. 개인의 체력과 집중력을 고려해서 시간을 조금씩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1시간 단위의 계획을 세워도 공부하는 내내 높은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뽀모도로 기법을 사용해서 공부한 후, 정기적인 휴식을 통해 에너지를 계속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면 공부의 질과 양이 향상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뽀모도로 타이머가 휴대전화 앱으로도 나와 있지만, 혹시 생길지 모르는 다른 방해 요인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아날로그 타이머를 사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요?      


토끼굴 주의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토끼굴을 통해 이상한 나라로 들어갑니다. 영미권에서는 예상치 못한 무언가에 깊이 빠져드는 상황을 묘사할 때 ‘토끼굴(Rabbit Hole)’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니다.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다른 링크를 타고 들어가거나, 메시지를 확인하려다 나도 모르게 SNS를 한참 동안 들여다보고 있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랜 전통의 시간 관리 기법으로도 쉽게 대처할 수 없는 것이 이러한 토끼굴로 빠져들게 하는 푸시 알림, 메시지, 그리고 메일의 공격입니다.      


처음부터 토끼굴에 빠지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겠지만, 하루에도 몇 번 토끼굴에 발을 들여놓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굴의 입구에 팻말이라도 붙여 놓고 싶습니다. 뽀모도로 기법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우선 “알림, 메신저, 이메일은 휴식 시간에만 확인하겠다.”라고 선언하는 것이 좋습니다. 20~30분 정도는 상대방도 기다려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그리고 어차피 너무 급한 일이라면 상대방이 알아서 전화할 것이라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토끼굴의 입구에 안내문을 붙입니다. 토끼굴에서 빠져나와 다시 공부를 시작하라는 내용의 문구나 상징적 그림을 책상 앞, 모니터, 벽 등 눈에 보이는 곳에 붙여 ‘데스크테리어’를 하면 토끼굴 탈출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시간 관리는 일정표 안에 갇혀 시간을 빈틈없이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라, 집중력을 발휘해 자신이 목표한 일을 탁월하게 해낸다는 ‘목표 관리’의 개념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누구나 때로는 집중력을 잃기도, 하기 싫은 일을 미루기도 하지만 개구리, 토마토, 토끼굴을 떠올리며 다시 한번 자신을 '리셋' 하고 그때그때 원래의 일정으로 다시 되돌아오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끝으로, 휴식을 시간 계획에 포함하는 것이 성공적인 시간 관리의 마지막 단추임을 꼭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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