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장: 나는 병에 걸릴 것 같았다

가장 소중한 것들이 나를 비껴가기 시작했을 때

by 윤리안


매일 새벽 기상을 유지하며 나는 내가 성공의 궤도에 올라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삶의 실상은 전혀 달랐다. 깨어 있는 시간 내내 짓눌러오는 피로감에 숨이 막혔고, 정작 일의 성과는 거북이걸음처럼 더디기만 했다. 하지만 나를 가장 무너지게 했던 것은 일의 효율이 아니었다.


1. 아이들이 나보다 아빠를 찾기 시작했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아이들이 엄마인 나보다 아빠를 먼저 찾고 있었다. 내가 옆에 있어도 아이들은 아빠에게 달려갔다. 그 순간 가슴 한구석이 철렁 내려앉았다.

새벽 기상을 위해 일찍 잠들어야 한다는 강박, 그 과정에서 쌓인 예민함과 피로가 나도 모르는 사이 아이들에게 날 선 화살이 되어 돌아갔던 것이다. 다정한 엄마의 눈빛 대신 피곤에 찌든 짜증 섞인 목소리만 들려주던 나를,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피하고 있었다. 성공을 위해 달린 시간이 정작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들을 밀어내고 있었다.


2.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

몸은 이미 오래전부터 경고를 보내고 있었다. 단순히 피곤한 수준을 넘어, 이러다 정말 암이나 큰 병에 걸릴 것 같다는 실존적인 공포가 밀려왔다.

처음에는 이유를 밖에서 찾았다. '내가 이제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출산 후에 몸이 변해서인가?', '아니면 내가 먹는 음식들이 나랑 안 맞는 건가?' 영양제를 바꿔보고 나에게 맞는 사상체질에 대한 식단도 검색해 봤다. 내가 약해진 탓이라며 스스로를 더 거칠게 채찍질했지만, 그럴수록 몸과 마음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3. 문제는 의지도, 음식도 아니었다

나를 되돌아보는 시발점은 그 절박함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깨달았다. 문제는 나의 나이도, 음식도, 의지력 부족도 아니었다. 바로 내가 그토록 신성시했던 새벽 기상이 내 신경계를 엉망으로 망가뜨리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그저 잠이 조금 부족한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무너지고 있었던 것은 내 삶을 지탱하는 근간인 신경계였다. 억지로 깨어 있는 뇌에 카페인과 아드레날린을 들이부으며, 나는 매일 내일의 생명을 미리 끌어다 쓰고 있었다. 신경계가 붕괴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영양제를 먹어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이었다.


4. 한 달의 기적: 다시 돌아온 일상

새벽 기상을 완전히 멈춘 지 이제 한 달이 되었다. 처음에는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 한 달 만에 내 삶은 기적처럼 회복되었다.

가장 먼저 바뀐 것은 아이들의 표정이다. 엄마가 밝아지니 아이들이 다시 나를 찾으며 환하게 웃기 시작했다. 그다음으로 변한 것은 내 얼굴 이었다. 매일 새벽기상과 공복 운동을 할 때는 피부과를 매달 가야 할 정도로 늙어 보였다. 그런데 새벽 기상과 공복 운동을 멈춘 지 며칠 지나지 않아 얼굴에 다시 탄력이 돌아왔다.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공부와 일에 대한 집중력도 돌아왔다. 신경계가 안정되자 해야 할 일들을 미루지 않고 '멀쩡한 정신'으로 바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나는 이제 안다. 나를 병들게 했던 것은 게으름이 아니라, 나를 파괴하면서까지 움켜쥐려 했던 가짜 성공의 도구들이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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