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는 한 번뿐
어찌 보면 우리나라만큼 자녀교육에 관심과 열성 보이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한 예로 애기 때부터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영어유치원에 보내고 또 그것으로 끝나지 않고 영어학원과 과외 그리고 어학연수까지도 보내주니 말이다.
하지만 사회에 드러나는 자녀교육의 결과는 밝은 면보다는 어두운 면이 많다. 물론 사람의 이목을 끌어야 하는 뉴스의 특성도 있지만 우리가 현재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것도 자녀들의 성장이 옳지 못한 곳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자녀교육에 대한 열성이 세계 최고인 우리나라에서 청소년 문제가 크게 발생하는 이 아이러니한 현상은 왜 생기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의 책임은 무엇인가? (나는 잘했다는 뜻은 아니고 이 글은 반성문임을 다시 한번 밝힌다.)
첫 번째 원인은 가정에서 찾을 수 있다. 자녀가 인생에 처음으로 경험하는 사회조직을 가정이라고 할 수 있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닮을 수밖에 없는 것이 부모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자녀의 인성이 형성되는 어린 시기에 가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이 가정 그리고 가족이라면 자녀교육의 1차 책임자는 바로 가정이다. 하지만 지금의 가정은 자녀교육을 다 외주를 주고 있는(아웃소싱) 상황이다. 그것도 비싼 외주로 말이다. 정작 자녀와 함께 있는 시간, 함께 대화 나누는 시간은 너무도 적다. 더 큰 문제는 부모는 이러한 외부 용역업체에 교육을 맡기고 자신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거나 심지어 비싼 용역을 고용하지 못해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인은 학교에서 찾을 수 있다. 학생인 자녀가 가정 외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바로 학교라고 할 수 있는데 학교는 대학입시를 위한 준비의 기능만을 가질 뿐이지 자녀의 인성을 키우는 교육하고는 거리가 먼 것 같다. 학생의 인권, 교사의 인권을 강조하는 분위기도 시작의 순수성에서 벗어나 학교 내 서로에 대한 무관심과 무책임만 증가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 번째 원인은 사회 트렌드에서 찾을 수 있다. 우선 좋은 부모와 선생님의 가르침보다 훨씬 가깝고 많은 시간을 자녀들과 함께하는 ‘스마트폰’의 악영향이다. 그리고 SNS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서로를 비교하는 것에서 나타나는 비교의식과 열등감 조장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부모의 대화에서부터 자녀에게로 전달되는 물질주의, 황금만능주의의 확산도 예로 들 수 있다. 이에 더하여 코로나 팬데믹과 같은 사회 통제를 통해 공동체 생활을 하지 못하고 혼자만의 IT시간을 더 선호하게 만드는 사회의 강요를 생각해 본다.
인생은 연습이 없이 바로 실전이듯이 자녀교육도 연습은 없다. 자신이 한 실수를 최대한 빨리 깨닫고 가족에게 사과하고 이를 고쳐나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자녀와 함께 살아나가야 할 시간은 길고, 사회는 점점 가정의 중요성을 희석시켜 나가고 있으며, 세상은 가족의 변함없는 이해와 도움이 계속 필요할 만큼 험하기 때문에 우리와 자녀를 하나로 묶는 가정의 중요성은 앞으로도 계속 변함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