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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논문 Apr 19. 2017

논문작성법
2. 연구주제 선정에 대한 제언

현상학적 연구? 다소 개인적인 의견?

   연구의 주제를 선정할 때, 연구자 자신의 개별 관심사에 대한 해결 과정과는 거리는 두는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학술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이유로 개인의 관심사나 사회적 요구를 주제 선정 시 고려요인의 후순위에 두기 때문이다. 또한 학술적 가치에 대한 오해에서 논문 작성에 대한 두려움을 만들어 지기도 한다. 즉, 논문에 대한 필요 이상의 기대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논문을 작성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논문 작성의 첫 단계로 볼 수 있는 연구주제의 선정 시에 우선적으로 논문의 학술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개인 연구자 차원에서 재 정의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세상에 없던 이론과 사실을 증명하겠다는 접근도 가능할 것이며, 선행 연구자의 논문을 재검증하거나, 적용하는 방식도 선택 가능하고, 자신의 궁금증을 풀어나간다고 해도 좋다. 논문의 첫째 가치는 자신에게 의미가 있어야 한다.

  

   논문의 수준과 함께 설정하여야 하는 중요 내용으로 독자의 정의도 매우 중요하다. 모든 형태의 글은 일종의 약속이라고 볼 수 있다. 즉, 독자의 대상과 범위를 누구로 정의하는 것에 따라 논문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논문의 독자는 자신과 논문 심사위원으로 시작해서 온라인상에 누구나 접근 가능한 사회 공공재로써의 가치를 부여받는다. 따라서 논리적 약속이 지켜져야 하며, 형식적 논리가 강조되기도 한다. 때로는, 논문의 독자를 해당 연구 분야의 비전공자를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누구나 검색하고 해석하고 활용할 수 있은 쉬운 논문을 쓰는 것이 논문의 가치를 높이는 한 방법이다. 연구자는 다양한 독자층이 논문을 읽게 될 거라는 걸 인식하여야 하며, 독자 층에 따라 논문의 구조를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심지어 사전 지식이 거의 없는 독자조차도, 당신이 무엇을, 왜 했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만 한다.


   방법적으로 연구 주제의 발굴은 개인의 노력이 필요하겠으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표적으로는 지도교수, 선배 연구자, 혹은 비 관련 분야의 연구자라 하더라도, 참신한 논문의 주제를 선정하는데 도움을 받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직접 회의와 상담을 하는 방법과 함께, 문헌 조사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현실적로 학술 회의나 타인의 조언은 보조적이어야 할 것이다. 개인연구자의 주체적인 사고가 전제되어야 한다.


   논문 작성을 일련의 복합적인 문제 해결 과정으로 인식한다면 주제의 발굴은 ‘문제의 정의’라고 볼 수 있다.  문제정의란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원인을 발견하거나, 앞으로 일어날 현상에 대한 원인을 찾아내어 그 작동원리를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도출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관측 가능한 현상에 대한 해석과 원인, 이후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만, 연구의 주제와 문제를 탐색할 수 있다. 따라서 문헌 중심의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접근하기보다는 현상학적으로 접근하여 논문의 주제에 생동감을 부여할 수 있다.


   현상학적 접근방법(現象學的 接近方法, phenomenological approach)이란 사회적 행위의 연구에 있어서 의식(consciousness) 또는 주관적 의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론이다. 사회과학의 연구 주류를 형성해 온 것 중의 하나가 행태주의(behaviorism), 객관주의 및 논리적 실증주의 등이었다. 이러한 연구경향은 사회과학의 과학화와 객관화에 기여하였지만, 본질적인 논의 대상의 가치(value)를 배제함으로써 본질을 외면한 형식논리에 빠지기 쉽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사회과학 연구의 전개는 실증주의 및 행태주의에 입각하여 실현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수용되고 있으나, 최소한 연구의 주제는 근본적인 가치와 의미를 가져야 하므로 현상학적으로 접근해보는 방식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즉, 연구자의 눈에 비친 특정 현상에 대한 인식에서부터 연구의 주제를 선정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연구의 주제는 현실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에드문트 후설(Edmund Husserl)은 학문을 철학으로 정의하였고, 그 철학이 탐구하는 주제를 "'무엇에 대한 인식'이라는 지향성"으로 규정하고, 이러한 철학을 현상학이라 지칭하였다. 방법론적으로 기존 철학과 모든 편견에서 벗어나 의식에 직접 반영된 사태 자체를 직관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즉, 명증적 토대가 없는 판단을 거부하고, 더 이상 근거가 필요하지 않은 판단을 찾아냄으로써 사태(혹은 현상)자체로 돌아갈 수 있다고 했다. 이를 '현상학적 환원', '판단 중지' 등으로 명명하였다.


   이를 논문주제 찾기에 적용하자면, 관찰과 본질적 질문, 그리고 해답찾기의 과정을 반복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는 '사회 공공재'이다. 스포츠는 '예술'이다. 스포츠는 '오락'. 스포츠는 '교육'이다. 등의 정의는 "다양한 ~에 지향된 정의"들이다. 이것들을 현상학적 환원의 결과물이라고 하는데, 이 명제들은 판단중지나 현상학적 환원을 통해 본질적인 스포츠를 논할 수 있다. 다양한 명제들에서 공통분보, 혹은 논리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을 도출하며, 이것이 바로 스포츠라는 현상이 된다. 따라서 스포츠에 대한 현상학적 이해는 주관주의와 선험적 판단에 의해 재 설명되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된다.  연구자가 현상에 대한 정의의 수단이 되는 것이므로, 연구주제를 선정할때는 자신의 관점을 확립하여야만 한다. 연구진행과 결과해석에 대한 연구자의 주관적 개입은 지양되어야 할 것이나, 연구 주제와 문제의 정의를 위해서는 주관적 관점이 작용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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