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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mal Jul 14. 2021

고통이라는 이름의 조미료

한계를 확장하는 유일한 방법



"99도까지 죽을 힘을 다해 온도를 올려도, 마지막 1도를 넘기지 못하면 영원히 물은 끓지 않는다." (김연아, 피겨 스케이팅 금메달 리스트)



기쁨과 감동을 맛보고 싶다. 새로운 자극에 흥분되는 감정과 노력의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 지난 12주 동안 내면과 마주하며, 깊숙하게 숨어있던 내 마음을 끄집어낸 대화의 핵심이다. 자발적인 나의 선택에 의해,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는 정체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다이어트를 통한 신체적, 정신적 제한은 고통의 연속이었고, 감정 상태는 마치 대폭발을 위해 잠시 대기 중인 화산의 용광로 같았다.    

무언가에 싫증을 쉽게 느끼거나 무기력에 휩싸여 있다는 것은, 자신의 성장이 멈춰있다는 신호라고 봐도 좋다. 어른이 되어 이상과 현실을 인지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매우 슬픈 일이다. 간단히 손에 넣을 수 없는, 어떤 간절히 원하는 것은 그냥 내려놓으면 끝이라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가슴이 두근거려 미칠 것 같은 희망을 잃어버린 동시에, 좌절과 실패로 인한 감정 소비도 점점 사라져 간다.  

 

새로운 취미의 시작. 온 몸이 부서져라 골프 라켓을 휘둘렀다. 손바닥에 물집이 터지고 왼쪽 팔꿈치, 오른쪽 발목 관절이 매일 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고통의 순간들에 프로들에게 경외심이 생겼다. 역시 사람은 무엇이든 부딪혀 고통에 몸부림쳐봐야, 비로소 노력이란 땀방울의 가치를 헤아릴 수 있다. 이왕이면 빨리 잘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아니, 더 나아가 티칭 프로를 목표로 해볼까하는 마음도 생겼다. 그래서 노력의 고통이 더욱 아프게 다가 온 것일지도 모른다.    

낡은 내 모습을 벗어나 끊임없이 새로운 인간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을 찾고 싶다. 차라리 죽음을 택하고 싶을 만큼 나를 한계로 몰아 붙이고, 주어진 고난에 도망치지 않고 스스로 뛰어넘고 싶다. 과거의 내 모습이 못나 보여서가 아니다. 항상 이전보다 나은 모습을 그리며, 과거에 갇혀있고 싶지 않은 본성이 나에게 속삭였기 때문이다.


새로운 희망과 무한한 내 본성의 어둠. 명상을 통한 자기 반성과 성찰을 통해 집중력의 어금니를 좀더 날카롭게 다듬기로 했다. 인간의 한계는 더 이상 할수 없는 극한의 순간까지 나를 몰아붙였을 때, 비로소 무너지기 시작한다.





"가치있는 목표를 향한 움직임을 개시하는 순간, 당신의 성공은 시작된다."



나에게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계기로 인한 행동이나 생각의 홍수를 정제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자기를 극복해 나가는 일종의 근거이자 행위이다. 진심을 담아 써내려 가는 이 부족한 문장이, 누군가에게 다시 나아갈 삶의 힘을 부여할 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한 기쁨이 있을까. 1년 전부터 다시 시작한 블로그. 매일 습관화된 루틴으로 이웃들의 글을 읽고 또 읽어 나간다. 그 와중에 가슴을 울리는 글은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에 다시 읽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진심을 담아 영혼으로 써내려 간 글에는 공통점이 있다. 어느새 작가의 생각에 동화되어 나를 세상 저 편으로 데려다 주는 글, 읽는 것만으로 내 마음이 정화되는 글, 나에게 지혜와 용기를 선사하는 글처럼 좋은 글에는 살아 숨쉬는 것만 같은 무언가가 있다. 작가의 성향에 따라 어떤 글은 섹시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뛰어난 글은 시대를 막론하고 수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행위, 미묘한 감정이 섬세하게 담겨있다. 비록 한 사람의 생각으로 쓰여졌지만,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아우르고 있는 통합의 정신이 나를 계속 움직이게 한다. 이것이 내가 글을 쓰는 근본적인 이유다. 

영혼이 담긴 글은, 이미 개방되어 버린 작가의 예민함과 섬세함의 집합체 같다. 다소 투박하더라도 진심을 명확하게 전달하는, 정통으로 심장을 때리는 섬세한 문장을 만들어내고 싶다.



  



"나의 장점과 약점을 서슴없이 인정하고, 보듬어 주기로 했다."



세상의 파도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너무 많은 가면들을 만들어냈고, 상황에 맞춰 너무 많이 사용했다. 그리고 혼자 있는 어둠이 찾아오면, 더러운 껍데기로 감추어진 연약한 내 모습에 항상 불안했고 고통스러웠다. 상실의 고통, 불안의 고통, 이별의 고통에 힘겨워했고, 많은 시간이 흘러서야 내 약점을 비로소 바라 볼 수 있었다.

과거를 떠올리며 만족하고 현실에 흘러가듯 살아가는 것은, 결국 썩어가는 웅덩이의 물을 마시는 것과 다르지 않다. 본인의 심장을 제대로 바라보려면 무언가를 버리는 단호함과 용기, 그리고 통찰력이 필요하다. 무언가를 버린다는 것은 분명 가슴 아픈 일이지만,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 버리는 행위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집안을 정리하는 것도, 사람을 정리하는 것도, 나쁜 습관을 정리하는 것도...  

외로움과 고독이 두려웠다. 그래서 방향과 목적지도 모른채 매일 기계처럼 움직였다. 무언가에 고통스럽거나 힘겨울 때, 이유도 모른채 무의식적으로 반대 급부를 찾았다. 폭음, 폭식, 쾌락 중독으로 이어진 나날들... 무언가에 마음이 아프거나 화가 났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자신과 대화할 시간이 필요했다. 막연한 고독에 두려워 하지 않고, 오히려 고독 속에 나를 내던지는 즐거움을 느꼈어야 했다. 이제는 안다. 나를 인정하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본인의 결점과 약점을 제대로 인지한다는 것은, 인생의 가장 좋은 스승을 만난 것 일수도 있다. 왜냐하면 내 결점과 약점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그러려면 어떤 점을 고쳐야 하는지, 내 장점과 상쇄할 방법은 없는지 끝없이 고뇌하고 행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스승은 나에게 무엇을 마주하든 고군분투 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주었다. 

스티브 잡스는 집중력의 어금니를 너무 날카롭게 만든 나머지, 비교적 이른 시간에 운명을 달리했다. 매일 같은 옷을 입고 같은 루틴을 지향하여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사전에 차단했다. 결국 전 세계가 주목하는 사람으로 성공했으나, 너무 예민한 그의 기질로 고통받은 사람도 많았다. 

본인의 의지, 일종의 행동, 높은 목표를 갈망하고 그 곳에 도달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하루의 끝자락에서 나를 허물없이 바라보고, 오늘 하루 고생했다는 따뜻한 말을 꼭 전달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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