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집
우리 집 초가는
나고 드는 순서가
거꾸로다
어스름 새벽을 밟고
채석장으로
아버지가 나서시고
굽은 손 불며
배추 밭떼기 품 팔러
엄니도 뒤따라 나서신다
책 보따리 목에 걸고
뒤뚱 촐랑
나는 학교로 간다
서쪽 해 붉기 전에
무릎 깨져 울고 오면
허연 마당이 무서워
동니 굴뚝마다 흰 연기 오를 즈음
산발한 엄니 달려와
하루 내 두고 간 가슴으로
볼 훔치고 안으면
보름달 걸리는
꼬부랑 언덕길 너머
아버지 십팔번이 먼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