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모역에서/용가리 사내
우주 속이라
정해진 궤도로 움직여야
무사했다
야밤을 대낮같이
밝히며 버텨야
덜 불안했다
내일이면
좋아지겠지
끝나겠지
그렇게 미뤄둔
그 내일은
달력 속 많은 날 중
어느 날인가
서로 안에 우리가 없고
우리 안에 너는 없고
너 안에 나는 없다
높은 직벽
울림조차 닿지 않는
빛바랜 플랫폼
사랑이
그리움이
희망이
떠난
고모역에는
돌아오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돌아서는 나는
거미줄 속 시간표를
오래도록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