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는 당신과의 이별을 꿈꾸기도..한다"
"다녀오겠습니다."
두렵지만 폼나고 멋지게 잘 해내고 싶은 일을 위해 몇 날 며칠을 기획안과 씨름하며 밤낮없이 보냈다.
먼저 출근을 하는데 집중하고 수고한 아내를 위해 남편이 현관까지 배웅을 나온다.
"잠깐만.. "하더니 신발장에서 처음보는 낯선 구두 한 켤레를 꺼낸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사는 나라로 순간이동해서 갈 수 있는 마법의 구두 같았다.
내가 잠시 어리둥절해 있는 동안 남편은 현관 바닥에 몸을 쭈구리고 앉아서 햇살이 내려앉은 것처럼 반짝이는 예쁜 금빛 구두를 신겨준다. 새 구두라 뒤꿈치가 아플 수 있다며 밴드를 붙여주는 자상함까지 옵션으로 얹어 감동을 준다.
어라? 이 남자, 또 내 동의없이 일년치 든든한 '마누라 섬김 보험'에 마음대로 가입하고 수익자가 되네.
"감사합니다, 내 사랑.. 마누라 오늘 잘 하고 오겠습니다."
"그래, 오늘은 당신한테 이혼해 달라고 하기엔 적당한 날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