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지휘자

- 신의 악단

by 김승희

눈에 띄는 홍보 없이

조용히 상영되던 영화였다.


별 기대 없이 보기 시작했지만

이내 숨을 죽이게 만드는

잔인하고도 무서운 구성이

관객을 놓아주지 않았다.


그러나 진짜 압도는

폭력의 장면이 아니라

음악에서 왔다.





생명을 삼키며 터져 나오는

그 찬양의 소리는

아름답다기보다

차라리 절규에 가까웠다.


감출 수 없는 부르심 앞에서

외면할 수 없었던 이들의 선택,

그것은 연주라기보다

응답이었다.


보이는 연기와

보이지 않는 연기가

겹쳐 보이는 순간,

이 영화는 장르를 벗어났다.


나는 그 자리에서

예배의 자유가

얼마나 값비싼 것인지,

그 무게 앞에서

점점 느슨해져 온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신은 설명되지 않았지만

부정되지도 않았다.

침묵 속에서도

존재는 분명했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

나는 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혼자였지만

그 시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각자가

자기 자리에서

홀로 마주해야 할 영화라고

느껴졌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한 번쯤은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