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空白

by 화운

나의 공백이 어디에서 오는지가 중요했어요

나를 비워내는 무언가를 많이 원망했었죠

원망으로 채우고 남는 건 공허라는 공백이었습니다

빈 마음을 누군가가 채워주길 기다리기만 했습니다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지도 모른 채


많은 존재들이 내 공백을 다녀갔습니다

뚜렷이 추억되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이제는 어디에서 오는지가 중요하지 않아요

내 공백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바보 같았습니다 비워진다는 것이 나를 잃는 것이 아닌데

마치 모든 걸 잃은 것 마냥 방황했었죠


내 공백에 당신이 들어와줄 수 있도록 비워두겠습니다

비워둔다는 건 당신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내 공백에 공허함 대신 설렘으로 꾸며두겠습니다

비워졌다는 건 다른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요

채우기 위해 비우려고 합니다

이 공백은 제게 가능성을 보여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