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시선

by 화운

곱게 다져진 양지바른 땅에서 자세를 낮춰

낮은 시선으로 익숙한 세상을 응시한다.

익숙함에 잊힌 무언가들을 위해

낮추고 낮추고, 이윽고 흙바닥에 눕는다.

젖은 흙과 풀냄새가 코끝을 찌르고

태초에 내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묻는다.


여기, 내 눈에 외면해 왔던 것들이 자라난다.

묵묵히 자라나며 내 마음에도 씨앗을 뿌리고

나는 가만히 이 씨앗에 참회의 눈물을 흘린다.

거친 풍파가 몰아치는 이 세상에

용기를 내어 내 가슴에서 피어나는 푸른 새싹이

자신보다 더 굵고 깊은 뿌리를 내린다.


다시 낮은 곳에서 뿌리를 딛고 일어나 본다.

높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세상에 뿌리는 위태롭고

나의 마음의 새싹은 말라져가고 있다.

다시 한번 흐르는 눈물로 마음을 적셔본다.

힘든 세상일지라도 마음에 심었던 순수한 의지는

뿌리가 있기에 쓰러지지 않을 것이라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