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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Sep 06. 2023

합장

두 손의 굳은살 사이로 실바람이 새더니

오늘은 유난히 손바닥이 공허했습니다

바람은 질문만을 남겨둔 채로


놓아버린 것은 무엇입니까

놓쳐버린 것은 무엇입니까

놓지 못한 것은 무엇입니까


저는 무엇을 쥐어오고 있던 것인가요

존재의 가벼움은 마음의 무거움을 낳습니다

가지런히 합장하며 염원을 빈집에 채워봅니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요

바로 새길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요

바로 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요


빈집에 들어오는 바람이 부드럽습니다

합장을 끝내고 들어오는 숨결을 어루만지며

비로소 두 손에 무엇을 두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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