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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Sep 06. 2023

시소

아픈 데는 없는지 묻는 제게

봄바람 같은 말투로 괜찮다는 당신

이번 봄은 여름을 일찍 데려왔습니다

장마는 자릴 떠날 생각을 않고요


당신이 먹구름을 감추려 오를수록

저는 시소를 타듯 가라앉습니다

우리 삶엔 미끄럼틀이 없길 바랐습니다

멈추지 않는 그네를 타고 싶었거든요


당신이 내려올 차례가 두렵습니다

저는 그때 올라갈 자신도

올라가고 싶지도 않으니까요

건강히 무탈히 함께 모래성을 쌓고 싶습니다


아버지, 구태여 올라갈수록

아들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합니다

시소에서 내려오고 싶지만

내려올 수 없는 지금은 망각이 약이 되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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