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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운 May 29. 2024

울타리

늑대 한 마리가 슬금슬금 걸어온다

울타리 좁은 구멍을 비집고 들어와

순백의 어린 양을 물고 사라진다


울타리는 분명 견고한데

여기저기 낭자한 혈흔들


점점 사라지는 양의 울음소리

적막함이 문을 두드리자

피칠갑을 한 늑대가 들어온다


선명한 이빨 자국을 팔에 남기고

울타리를 벗어나 숲속으로 사라진다


눈을 뜨니 비릿한 양털을 두르고

숲 한가운데 서있는 내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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