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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갔지

by 화운

나는 갔지

위태로운 밧줄로 엮은 다리를 건너

잊혀질 수 없는 꽃이 핀 절벽으로


나는 갔지

파도의 온기로 굳건했던

말라버린 왕국의 모래성으로


나는 갔지

바람만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문 닫힌 놀이공원으로


나는 갔지

다정이 나를 부정하는

여정이 될 것을 알면서도


나는 갔지

나는 가야만 했지

나는 가고야 말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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