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스 스틱에 불을 붙입니다
불의 외로운 단거리 경주
일등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은데
바삐 결승점을 향해 달려갑니다
불에게 꽃다발을 안겨줄 새 없이
여린 시멘트처럼 굳어졌다가
부르르 몸을 떨며 바닥으로 무너집니다
경기는 끝났지만 향은 계속 달립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흩어지는 걸음 남겨지는 다짐
유서처럼 기록되는 포부
재는 여전히 결승점에 남아
그곳이 영광스런 종착지라 말하고
향은 어디로 갈지 이정표를 찾고
경미한 온기는 은메달처럼 빛이 나네
더 오래 달렸다면 더 많이 떠돌겠지
완주한 불에게 꽃다발을 안겨
영원의 불꽃으로 타오를 수 있다면
산발하는 향도 손을 잡고 갈 수 있다면
길은 어디에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