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새 학기가 되면 받는 새 교과서는
마치 내 새 삶을 알려줄 것만 같았는데
집 책장 구석 닳고 헤진 교과서는
내게 정답을 알려준 적이 없었네
오직 내가 좋아했던 국어 교과서만이
시를 쓰게 된 나를 돌아보게 하네
국어 교과서도 나에게 일러준 적이 없었네
내가 무슨 시를 써야 하는지
시를 쓰기 위해 살아가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
낙서로 가득한 교과서엔 꿈이 가득하네
우주비행사가 될 거야, 경찰이 될 거야
내게 가능성을 가르쳐준 것이었을까
선생님, 교과서에 제 삶의 정답이 없는데
제게 무엇을 가르쳐주셨나요
교과서에서 우린 무엇을 배웠나요
낡은 교과서의 마지막 장은
아직 이루지 못한 꿈을 좇으라는 듯이
새하얗게 반듯이 펼쳐져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