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낱 캣맘의 목표
8월 8일인 어제는 세계 고양이의 날이었습니다.
이미 하루가 지나긴 했지만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이하여
세상의 모든 고양이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이하여
잠시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길고양이와의 만남에
상상이라는 msg를 첨가하여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연희동 출장집사라는 웹툰을 기획하게 된 것은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기 시작하면서
(캣맘 살인사건으로 알려짐)에 대해
다시 고찰하면서부터였습니다.
아, 이러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길고양이에게 밥을 줄 때면 항상 뿌듯한 마음이 들었었는데
캣맘 사건에 대해 떠올리자 무턱대고 밥을 주다가는
위험에 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길고양이와 저의 생존을 위해
인터넷에 길고양이에게 밥을 줄 때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검색해보고
캣맘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알아보기 위해
그들이 올린 글도 읽어보았습니다.
그리고 캣맘의 입장에 대한 글도 읽어보았습니다.
상반된 두 가지의 입장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를 막 엄청 좋아하지는 않지만
생명의 소중함 알고
타인의 노력에 훼방을 놓지 않는 사람들,
그런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며,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행을 하는 사람들
이런 집단만이 존재한다면
조금 느리더라도 고양이와의 평화로운 공존은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세상에는 다른 성격의 사람들도 존재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존재하는 한
길고양이는 인간에 대한 양극단의 경험을
지속적으로 할 수밖에 없겠구나.
그리고 이는 내가 지양하는 평화로운 공존에 맞지 않는
결과를 불러일으키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경험과 촉으로
어떤 구구절절한 설명이나, 훈계,
날이 선 비난으로는
쉽게 세상을 바꿀 수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라는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느끼게 하자.
글과 그림으로 느끼게 하자 였습니다.
그리하여 기획한 것이
웹툰이자 그림동화이자 만화인
'연희동 출장집사'입니다.
연희동 출장집사에는 크고 작은 비중의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출장집사인 뱁새와 경비아저씨,
무관심하지만 은근히 따뜻한 옆집 사람,
고양이를 싫어하는 학생과 인근 빌라 주민들,
그리고 다양한 성격의 고양이들까지.
그저 자신의 호불호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과 고양이의 모습이 나옵니다.
(고양이도 호불호가 있습니다.)
8화 '장마'에서는 경비아저씨가
주차장에 들어온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고,
배설물을 방치한 이유로
해고 요청을 당하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101호 사람은 근무태만을 명목으로 경비아저씨의 해고 서명 운동을 벌입니다.
웹툰에 달린 댓글에서는 할아버지를 안타까워하며
해고 반대 서명을 받으라는 글은 있었지만
101호 주민에 대한 어떠한 비난은 없습니다.
인스타그램에는 '안타깝지만 주민들의 입장도 이해가 된다'는 댓글도 달렸습니다.
또한 웹툰 그 어느 곳에서도 빌라 주민들에 대한 비난은 없습니다. 하지만 독자들이 느낀 안타까움은 선행의 무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합니다.
5화 '애호박전'에서는 길고양이에게
별로 관심이 없던 옆집 사람이 뱁새의 쪽지를 보고
먹다 남은 애호박전을 '길냥이 주세요'라는 쪽지와 함께 뱁새네 집 앞에 두고 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실 고양이에게 사람음식을 먹이는 것은
좋지 않은데요, 우리가 먹는 음식은 염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염분을 많이 섭취하는 고양이는 몸이 붓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고양이를 '잘' 모른다면
누구라도 할 수 있는 행동이기에
웹툰에서는 이 사람을 훈계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의 서툰 관심에 주목할 뿐입니다.
전에 웹툰에 달렸던 댓글 중에
'캣맘들 덕분에 길고양이들이 살이 뒤룩뒤룩 찌는 것 같다'
는 댓글도 있었는데요, 거의 대부분 물을 많이 못 먹어서 혹은 염분을 많이 섭취하여
몸이 붓는 것이지 뚱뚱한 것은 아닐 확률이 높다고 답글을 달아드렸습니다.
그저 알고 있는 사람이 알려주면 될 일이죠! :D
7화 '입장 차이'에서는 깜냥이를 괴롭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한 컷 나옵니다.
원래 웹툰이나 스토리에는 사이다가 필요한 법이라
깜냥이를 괴롭히고 있는 저 아이가 혼이나 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든
자기 행동에 상응하는 벌을 받길 바랄 수 있겠지만,
이 컷 이외에 저 아이가 웹툰에 등장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아이가 잘 성장했는지
나중에 정신을 차렸는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힘들어하는 깜냥이와 즐거워하는 아이의 대조적인 모습을 보고 독자분들이 각자의 느낌을 가지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런 규칙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길고양이 웹툰을 그리고 있습니다.
강요받지 않은 온전한 자신의 느낌만이
스스로를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웹툰을 보고
고양이에 대한 조금의 '올바른' 관심
자신의 이기적 행동에 대한 약간의 반성
타인의 부당한 행동에 대한 작은 경각심
딱 이 만큼의 변화만 생겨난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단행본은 만들어본 적이 없어서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20화 전 후로 계획된 '연희동 출장집사'가 끝이 나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책을 발매할 것입니다.
그리고 삼냥이 캐릭터로 만든 물품들도 함께 크라우드 펀딩으로 판매할 것입니다.
배지, 에코백, 티셔츠 정도를 생각하고 있고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만든 냥모나이트 캐릭터 물품과 함께
선보일 예정입니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벌어들인 순수익금의 일부를 동물보호단체에 기부하는 것입니다.
여러 동물 보호 단체에서 도움의 손길과 금전적 후원이 시급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꼭 한 개의 단체가 아니라 여러 개의 단체를 동시에 후원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직 한 참 웹툰 작업을 하고 있는 중이라 긴 여정을 너무 빨리 말해버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최종 목표까지의 프로세스를 언급할수록 열정이 생기고 에너지를 얻습니다.
이해 부탁드릴게요 :)
이 모든 활동의 뮤즈이자 창작의 원천,
제 인생의 첫 번째 고양이, 연희동 길냥님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강아지만 키우며 살아왔던 '샤이 냥'이었던 저에게 다가와주어 너무 고마웠고
사..
사...
사고치지마..
감사합니다 : )
연희동 출장집사 보러가기(캣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