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바람을 쐬기위해 뽈뽈뽈거리는 오토바이를 가지고 집을 나섰다. 목적지없이 주행에만 집중한 채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마트에 들러서 필요한 물건도 사고, 약국에 들르기도 하고 여러 사람사는 모습이나 골목도 돌아다니고 하다, 문득 눈에 들어온 서브웨이.
흔히 나같은 아싸들은 주문조차 어렵다는 그 서브웨이!
내 친구는 실제로 주문 울렁증 덕에 아직까지 서브웨이에 가보지 못했지만, 나는 이미 BLT를 한번 경험해본 이력이 있기에 들어가 에그마요세트를 주문했다! (레벨이 1상승하였습니다. 자신감이 1상승하였습니다.) 서브웨이에 들어가 전 빗방울이 한두방울 하늘에서 떨어졌으나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서브웨이 에그마요는 맛있었지만.
에그마요 세트를 냠냠 섭취하고 집에 가기 위해 고개를 든 순간 내눈을 의심했다. 방금 전 까지의 맑디 맑은 날씨는 어디가고 폭우수준의 소나기가 내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마 서브웨이를 지나쳤으면, 비에 맞지 않고 집에 도착했을텐데 하는 후회가 들었다.(하지만 에그마요는 너무나 맛있는것)
오토바이에서 한번도 꺼내입지 않았던 우의를 꺼내서 서브웨이 처마 아래서 힘겹게 입고 오토바이에 탑승. 빗속을 뚫으며 집으로 가는 오토바이 엑셀을 당겼다. H중공업 퇴사이후로 빗속의 오토바이 운전이라니, 생각지도 못했다. 빗속을 달리다보니, 조금 춥지만 또 이건 이거대로 나쁘지 않네 라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의 글소재로 써야지!)
10여분간 빗속을 뚫고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해서 주변을 둘러보니, 방금 전까지 폭포수처럼 내리던 비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