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방콕에서 처음 만난 그녀와 그녀의 친구J는 나에게 수끼(태국식 샤브샤브)와 언리미티드라고 들었지만 리미트가 있었던 모자른 나의 데이터 충전을 도와주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한국을 방문하면 언제 식사라도 한번 대접하려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 그녀의 한국행 소식이 들렸다.
서울과 부산만 6여차례 방문한 그녀에게 이번 여행 계획을 물은 후 하루쯤 울산에 방문하길 권했다. 서울여행을 마치고 부산에 들른 그녀는 하루 시간을 내서 울산을 찾아주었다. 거의 4년여만에 본 그녀는, 예전과 다름없었고, 양손에는 먹을 걸 한가득 들고 나를 만나러왔다.
바다 건너온 그녀의 선물
그녀와 그녀의 친구D를 차에 태우고 울산을 돌며 대공원과 몽돌해변을 보여주었고, 그녀들은 색다른 풍경에 만족하며, 여행을 즐겼으리라.
드라이브 중 차가 터널에 진입했을 때, 조수석에 앉은 그녀가 갑자기 핸드폰 카메라의 동영상을 켜고 터널 정면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촬영에 입을 꾹 닫고, 그녀가 촬영을 마치길 기다렸다.
"왜 터널을 촬영해? 태국에는 터널이 없어?"
라는 나의 생각도 못한 질문에 그녀는 웃으며 이야기했다.
"우리나라에는 산이 별로 없고, 산 주변에 도로가 이렇게 없어. 도로를 만들 때 산을 가로질러 만드는 경우는 더 없고."
그녀의 대답을 듣고나니, 산지가 70%이상인 우리나라와 달리 시골엔 도로조차 제대로 놓이지 않은 태국에서 산을 관통해 길을 놓는 다는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게다가 방콕에서 살고있는 그녀에겐 산과 터널은 신기할 법도 할것 같았다.
"하지만, 북쪽에 위치한 치앙마이에는 산이있잖아"
치앙마이 출신의 그녀의 친구D가 이야기했다.
"치앙마이에 산이 있지만, 터널을 내진 않고 보통 우리는 치앙마이를 갈때 비행기를 이용해. 가는데 너무 오래걸려"
외국인 친구와 대화할 때 모든 걸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대화를 한 스스로에게 순간 부끄러워졌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생긴 고정관념에 반성한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