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도로 정확한 최신 의학 지식 A.I. 앱
수술실에서 일하던 어느날, 위암 절제 수술에 담당 마취과의로 배정되었다.
그날은 마취과 수련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마취과 1년차 레지던트와 같이 일하게 되었다.
그날 있었던 수술은 단순한 위암 절제 수술이 아니라, 하이펙을 동반한 위암 절제 수술이었다.
하이펙이란, Hyperthermic intraperitoneal chemotherapy 의 줄인 말 (HIPEC) 이며, 환자의 복강내에 온열 항암제를 주입시켜서 복강내에 전이된 암에 직접 항암 치료를 하는 것을 말한다.
요즘 들어서 부쩍 수술 건수가 늘어난 하이펙 수술은...
단순한 항암 치료가 잘 듣지 않던 복강내 전이가 된 암치료에 상당히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암, 대장암 혹은 난소암등 복막 전이가 된 환자들에게 수술중간에 복강안에 관을 넣고 온열 항암치료를 한다.
하이펙 수술시에 온열 항암 치료를 할 때에, 외과 의사마다 자신만의 프로토콜이 있는데...
그날 하이펙 수술을 하던 외과 의사는 항암제중 Cisplatin 을 사용할 예정이라면서...
약제부로부터 미리 주문된 Thiosulfate 를 온열 항암 치료 도중에 투여할 것을 요청했다.
그때 같이 일하던 마취과 1년차 레지던트가 컴퓨터 화면을 가리키면서...
Cisplatin 이 항암제로 쓰일 경우에 생길 수 있는 신부전을 미리 막기 위해서 Thiosulfate 를 쓰는 거라면서,
본인이 다 찾아 봤다고 했다.
레지던트가 가리킨 화면에는 낯선 Open Evidence 라는 사이트가 보였다.
Open Evidence 라는 사이트는 의학 논문 학술지중 최고의 권위를 지닌 NEJM, JAMA 등등의 학술지와 제휴를 맺은 최신 의학 지식 A.I. 앱이었다.
보통 요즘 엄청 핫한 A.I. 앱으로 알려진 4대 A.I. 앱 (챗지피티, 제미나이, 클로드 & 그록) 와 비교하면 이름이 매우 생소했다.
다음날 각 잡고 이 Open Evidence 라는 A.I. 앱을 직접 써보니까 의학 지식 제공 인공 지능앱으로는 성능이 매우 뛰어났다. 내가 논문 출처를 정확하게 알고있는 지식들을 Open Evidence 에서 검색해 보니, 참고문헌과 논문 출처가 매우 정확했다.
Open Evidence 라는 A.I. 앱은 제약조건이 좀 있긴 했지만 그래도 이용이 무료였다.
요즘 수익 모델을 내기 위해서 혈안이 된 다른 A.I. 앱에 비교하면...
Open Evidence 는 과연 어떻게 수익을 내고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기긴 했지만...
각종 A.I. 앱 과금표가 난무하는 요즘과 같은 때에 이용이 무료라는 점은 너무나 커다란 매력이다.
Open Evidence 는 의사들의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어 생명을 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자신들의 궁극적인 사명이라고 했는데, 상당히 멋진 말처럼 들렸다.
Open Evidence 를 이용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제약은...
미국에서 환자를 보는 사람에게 부여되는 NPI number 가 있어야 이용 횟수의 제한없이 자유자재로 이용가능하다.
NPI 번호가 없다면 Open Evidence 이용 횟수에 제한이 붙게 된다.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로 정확한 정보는 다른데 가서는 얻기가 힘든듯 하니...
혹시 궁금한 최신 의학 정보나 지식이 있다면, 직접 가서 검색해 볼 것을 권한다.
Open Evidence 에 나오는 내용은 현직 대학 병원 교수들도 다 꿰고 있지 못할 최신 논문 및 문헌 출처가 다 나오므로...혹시 진료보시는 교수님의 실력을 살짝 테스트해보는 용도로 사용해도 되지 않을까 ?
p.s.
이제 마취과 수련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는 레지던트가 Open Evidence 로 하나하나 다 검색해 가면서 공부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 깊었다.
덕분에 그런 의학 지식 전문 A.I. 가 존재하는 지도 모르고 있던 나는 좋은 정보를 얻어왔고, 이렇게 브런치에 소개하는 글도 쓸 수 있게 되었다.
'인생은 끝없는 배움의 연속'이라는 말이 과연 틀린 말이 아니었음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