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itt(더 피트) 시즌2 넷째화

간략 소감

by 시카고 최과장

시작하기 전에...



The Pitt (더 피트) 시즌2를 시청할 계획이 있는데, 아직 네 번째 에피를 시청하지 못하신 분들이나...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은 분들은 지금이라도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시길...!








절취선


절취선










더 피트 시즌2의 네 번째 화가 시작되는데...

2화에서 잠깐 나왔던 청각 장애인 (=Harlow) 이 진료를 보는 장면이 나온다.



더 피트 시즌2에서 정말 잘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평소라면 거의 접해 보지 못할 환자군들에 대한 이야기도 다루어진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즌 2의 첫 번째 이야기에서 갑자기 청각 장애인의 관점이 되어서...

갑자기 모든 배경음이 전부 소거되어서, TV 가 망가졌나 하는 착각도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

그때의 그 청각 장애인이 오랜 기다림 끝에 안으로 들어와서 진료를 받는다.


수화를 전혀 못하기 때문에, 수화 통역사를 불러서 대화를 시도하는 NP인데...

하도 환자를 보지 않고, 수화 통역사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다 못해서...

청각 장애 환자가 자기는 물지 않으니까, 보면서 이야기해도 된다고 우스갯소리를 날린다.


나도 최근에 청각 장애인 환자에게 마취를 걸었던 경험이 있는데...

전혀 들리지 않고 말하지 못하는 환자를 전신 마취를 거는 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번 4화에서는 그런 어려움을 청각 장애 환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점이 상당히 신선했다.






네 번째 화를 관통하는 커다란 주제는...

도덕적, 윤리적 혹은 법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사건들이었고, 4화에서는 4가지 서로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 모르겠지만,

이러한 사건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도 한국과는 다른 미국적인 관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1) 내기용 판돈을 거는 장면


시즌1 때에 잠깐 나왔던 내기용 판돈을 거는 장면이 시즌 2에서도 다시 나왔다.

보안 요원인 아마드가 백보드에 웨스트 브리지 (WB) 병원이...


(a) 갑자기 문 닫게 된 이유

(b) 임시 폐쇄 예상 시간

(c) 그동안 전원 오게 될 예상 환자 숫자


위 3가지 항목에 관해서 판돈을 걸고 내기에 임하는 장면이 나온다.


보안요원 아마드가 WB 병원이 임시휴업인 이유, 기간 및 환자 수로 나누어 판돈을 거는 현황판을 작성중이다.



이런 내용이 한국 드라마에 나왔다면, 분명 사행성 조장이라는 명분하에 '방통위 제재'가 가해졌을 텐데...

미국이라 그런지, 이런 내용도 상당히 자유롭게 그려진다.


스트레스가 심한 곳의 환경에서는 때로는 저와 같은 판돈 내기도 나름 신선한 재미(?)가 될 수도 있다.

어차피 판돈 거는 사람들이 전부다 성인들인데, 법적으로야 문제 될 것이 있나 싶다.


물론 도덕적 혹은 윤리적으로는 약간 문제가 될 수는 있겠지만...



(2) Whitaker 가 화상 환자의 부인 농장방문하는 것


더 피트 시즌 1의 10화에서 등장했던 가스통 폭발로 전신의 90% 이상의 화상을 입은 환자가 있었다.

당시에 의대생이었던 Whitaker에게 환자의 부인이 농장에 놀러 오라는 말을 했는데...

시즌 1의 제 10화에서 나왔던 전신 화상 환자의 부인이 농장을 꼭 한번 방문하라고 했던 장면


Whitaker 가 그 말을 허투루 듣지 않고 그 환자 부인의 농장을 방문해서 많이 도와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시즌 1의 그 전신 화상 환자는 화상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다.


이것도 물론 법적으로만 본다면, 크게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전신 화상을 입은 환자의 부인은 Whitaker의 환자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냥 친구를 도와줄 뿐이라는 Whitaker 와 옆에서 빈정거리는 Santos
심지어 Javadi 까지도 난잡하다는 평을 날린다

아무리 친구로 지내고 그냥 도와주는 것일 뿐이라고 해도...

전신 화상으로 최근에 사망한 환자의 부인 농장에 자주 방문하는 것은...

아무리 양보를 해도 그림이 이쁘게 나오지를 않는다.


물론 진짜로 친구로 지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도덕적 + 윤리적으로는 결코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농장 부인의 남편이 이미 사망했다는 사실을 아는 상태에서 이어나가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실습 의대생인 Javadi 까지도 "엉망이다"라고 평했을까?



(3) 온라인 미디어응급실 침범


(a) 치료의 전 과정을 녹화? 동의?


먼저 건물 위에서 파쿠르를 하다가 떨어져서 크게 다친 외상 환자 이야기가 나온다.

환자와 같이 응급실에 온 환자의 친구는 환자에게서 촬영 동의서를 받았다면서...

응급실에서의 치료 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으려 한다.


이런 경우는 아무리 환자의 사전 동의가 있었더라도,

동영상으로 찍을 수 없고 이러한 환자의 권리는 법적으로 보장된다.



(b) 온라인 미디어의 진정한 강자 Dr. J?


또한 초강력 접착제를 잘못 써서 눈썹이 붙어 버린 환자가

계속해서 찾았던 Dr. J 가 실은, 실습 중인 Javadi였던 것이 밝혀졌고...

Javadi 가 사실은 상당한 구독자를 거느린 온라인 미디어의 강자였음이 드러난다.

눈썹 환자가 피츠버그 최고의 의사라면서 직접 보여준 Dr. J 의 비디오 영상

이 경우에는, Javadi 가 온라인 미디어에서 자신을 의대 실습생이라고 분명히 밝히지 않고...

단순히 본인을 Dr. J라고만 칭했는데...


그러한 스스로에 대한 호칭은 그런 미디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Javadi 가 실제 의사 면허를 가지고 환자를 보는 진짜 의사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 수 있어서...

문제의 소지가 다분하기는 하다.

물론 그래도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제 와서야 자신이 의대생임을 밝히는 Javadi (왼쪽), Dr. J 의 팔로워 숫자가 궁금해진 Langdon (오른쪽)

초강력 접착제 눈썹 환자는 의대생이라고 밝히고 나서도...

레지던트 말년차인 Langdon 보다도 실습 의대생인 Javadi를 더 신뢰한다.


이것이 바로 요즘 시대의 미디어의 힘인가?

그렇다면, 나도 조회수 안 나오는 브런치 때려치우고...

틱톡이나 유튜브로 바로 뛰어들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안에서 새는 바가지는 밖에서도 당연히 계속 새는 것이 맞기는 하다)



(4) 환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이 4번째 경우가 법적 + 윤리적 + 도덕적인 면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경우이다.


Dr. McKay는 자신이 진료하던 환자에게 퇴원하기 전에 데이트 신청을 한다.


의사가 자신이 진료하던 환자와 개인적인 관계를 가지는 것은 미국에서는 법적으로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단순히 의사 면허 정지에서 그치지 않고, 면허 취소를 당할 수 있는 심각한 위법사항이다.


의사-환자의 개인적인 관계는, 환자의 모든 의료 정보를 다 가지고 있는 의사가 그러한 정보를 악용하거나,

혹은 환자가 의사에게 느끼는 전이 (Transference)라는 심리적 상태를 악용할 수 있다.


의사와 환자의 개인적인 관계가 동등한 수준에서 이루어지는 관계가 아님을 인정하고...

의사가 이런 관계에서의 이점을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혹시나 의사-환자가 개인적인 관계를 성공적으로 비밀리에 이어나간다고 해도...

언젠가는 분명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미국에서는 그렇게 몰래 관계를 이어나가던 환자가 관계가 끝난 이후에...

특정 의사가 자신과 부적절한 관계를 이어나갔다고 폭로하거나 신고라도 하는 날에는...

그 의사의 면허는 그대로 날아가 버린다.


이러한 높은 도덕 혹은 윤리적인 잣대는 의사라는 직업이

여타의 다른 의료 관련 직업들과 구별해 주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본다.


한국에서는 의사, 치과 의사, 한의사를 다 같은 의사로 취급하는 경향이 좀 있는데...

위와 같은 높은 도덕적인 기준은 의사를 다른 '유사 의사 직업군'과는 차별되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한국의 의료법은 느슨하기 짝이 없어서...(미국에 비하면...)

한국의 의사가 환자와 개인적인 관계를 이어나가면, 어떠한 처벌을 받는지 궁금해지기는 하지만...


적어도 한국 치과의사는 그런 기준이 전혀 고려도 되지 않는 듯하다.

십수 년 전에 한 치과의사가 유명인이었던 자신의 환자와 사귀고 재혼을 했다는 기사를 접했던 나에게는...

치과의사가 의사와 동급이라고 하는 헛소리는 씨알 머리도 먹히지 않는다.

영어에서도 Medical Doctor와 Dentist는 직업 명칭에서부터 차이가 나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시즌2의 네 번째 화에서는 또한 Santos 가 새로운 전문의 선생님한테 환자 차트 정리가 안되어서

스트레스를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때문인지, 유난하게도 Santos 가 아래 연차인 Whitaker를 계속 괴롭히는 장면 또한 나온다.

아무리 아래 연차라도 저렇게 갈구다가, Whitaker 가 한번 완전 폭발하는 장면이 나올 듯한데...

앞으로 괜찮을지 모르겠다.

본인이 받는 스트레스를 아랫년차에게 그대로 쏟아내는 Santos



그래도 Whitaker는 놓칠 수도 있었던 후벽 심근경색 (Post. Myocardial Infarction) 환자를

성공적으로 진단해 내어 환자의 목숨을 살리는 보람찬 장면 또한 이번 4화에서 나온다.


아마도 시즌 1에서 자신의 실수로 놓쳤다고 자책했던 환자 때문인지...

심전도상에서 약간 이상한 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어서... Post. MI를 진단해 냈고...

Dr. Robby로부터 극찬에 가까운 양손 Fist Bump를 받아 내는 데 성공했다.

(야심 찬 실습 의대생 Ogilvie의 부러운 시선 또한 덤으로 받았다)

야심찬 실습 의대생인 Ogilvie 의 부러움에 찬 시선이 뒷 배경에 나온다.





이외에도, 마취과로서는 접하기 힘든 'XStat 30'이 위급하게 출혈하는 환자에게 쓰이는 장면도 나온다.

Ogilvie 가 박혀있던 유리 조각을 무리하게 제거하다가, 대량 출혈을 일으키자...

Dr. Robby 가 XStat이라는 신문물을 적용해서 위급한 출혈을 막는 장면도 나온다.

유리조각을 제거해서 대량 출혈이 발생하자 (왼쪽), XStat 을 적용해서 출혈을 막았다 (오른쪽)

XStat 은 원래 미군에서 먼저 개발되어서 사용되던 급속 출혈 방지 치료제인데...

2015년부터는 민간에서도 사용이 허가되었다.


커다란 주사기 안에 작은 스펀지 여러 개가 들어있는 XStat 은 상처에 적용하면...

적용된 여러 개의 작은 스펀지가 즉시 팽창하며 지혈작용을 20초 내에 이루어 준다.

아마도 전장에서 다친 병사들에게 즉시 적용되던 지혈 치료제인 듯하다.




또한 보통 앞으로 훨씬 더 위급해질 환자를 에피소드 가장 마지막에 잠깐 보여주면서...

다음 회차의 긴장도를 끌어올리기 시작하는 특유의 '더 피트'식 빌드업이 이번 4화에서도 나온다.


단순 봉와직염 (Simple Cellulitis)라고 생각해서 경구용 항생제만 처방해서 보냈던 환자가...

1-2 시간 만에 감염이 빠르게 퍼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MRSA라고 하는 항생제 내성 세균이 아니냐는 발언이 나오는데...

저 정도로 빠르게 감염이 퍼지는 경우는 훨씬 더 위험한 감염인 '괴사성 근막염'이 유력하다.

2시간 안에 빠르게 번지고 있는 감염증


괴사성 근막염 (Necrotizing Fasciitis) 은 미국에서는 'Nec Fasc’로 일컬어지는 드문 감염인데...

사망률이 거의 70%에 도달한다고 알려져 있는 빠르고 위험한 감염 중 하나이다.


괴사성 근막염의 원인이 되는 세균 중...

'살 파먹는 세균'으로 잘 알려진 Type A Streptococcus (그룹 A 연쇄 상구균)가 가장 흔하고...

단순히 정맥 항생제만으로는 당연히 치료가 불충분하고,

감염이 더 퍼지기 전에 외과적으로 광범위하게 피부, 근육, 연하조직등을 다 잘라내야 생존 가능성이 있다.




더 피트 시즌 2의 네 번째 이야기 총평 :


응급실에서 벌어지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각각의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또한, 응급실에서 일할 때 피할 수 없는 과도한 스트레스가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기대된다.


그리고 온라인 미디어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더 거대한 것인가?

그럼 나도 그런 시류에 빨리 편승해야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조바심도 약간은 나게 하던 4화였다.

(물론 바가지는 계속 세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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