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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사월 사일 사시 아닙니다.

외식주역경영전략 07

by 김두현 박사

얼마 전부터 항상 대기줄이 있었던 유명식당도 손님이 부쩍 줄었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미국발 관세 전쟁, 주가 폭락, 환율 상승의 삼중고는 우리 외식업계를 휘청거리게 만들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가게 문을 열면서 느끼는 그 무거운 마음, 텅 빈 테이블을 바라보는 순간의 답답함, 그리고 매달 늘어나는 비용 앞에서 느끼는 절망감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KakaoTalk_20250405_153028125.png 2025년 4월 4일 11시

저는 개인적으로 정치 이야기를 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마주한 이 시간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합니다. 역사적인 탄핵 선고가 있었던 4월 4일 11시를 '을사년 사월 사일 사시'라고 착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4월 4일은 한자의 四를 의미하는 것이고 사주팔자를 구성하는 만세력의 巳월은 양력 5월을 의미하므로, 맞는 말씀이 아닙니다.


사주팔자는 이날의 기운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만약 이날 개업이나 계약 또는 태어나신 분들이라는 가정으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각자 다른 사주를 갖기 때문에 산에 수많은 나무들을 사람이라고 보고 시간의 운은 하늘의 태양이나 날씨 등의 균등한 조건으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어떤 나무는 산골짜기 음지에서 태어나서 태양을 보지 못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나무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도시의 한가운데 가로수로 태어나서 평생을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나무도 있겠지요. 이들 모두 똑같은 태양 아래 같은 날씨가 적용된다는 이치입니다.


이 명식의 대표적인 기운을 설명드리면, 일간 癸 수는 작은 시냇물이나 아침 이슬에 비유되는 음의 수(水)입니다. 주어에 해당하는 일간 癸 수는 卯 목의 일지를 갖고 있으며, 일간을 생하는 金이라는 인성이 없는 무(無) 인성이므로 매우 신약한 극 신약명입니다.


극 신약은 내가 아무리 무엇을 하고자 해도 주위의 관섭과 통제로 인해서 하고자 하는 일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명식입니다. 하지만 생각의 영역인 인성이 없으므로 임사 즉결의 행동력을 발휘합니다. 여기서 어려운 주위 환경과 내 의지 사이에 괴리가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도 무엇인가 해보려 애쓰는 간절한 모습이 보입니다.

당연히 나를 제외한 나머지 세력이 강한 명식이 되어 습관처럼 많은 일을 하는 고단한 명식이 됩니다. 우리 어머니처럼 잠시도 쉬지 않고 항상 무엇인가 일하고 계신 분들을 연상하면 좋을 듯합니다.


나 癸 수는 乙 卯 卯 나무 세 개의 힘을 키워내야 하는데, 물의 양이 너무 부족합니다. 하고자 하는 의욕과 창의적 생각도 매우 커서 진취적입니다. 그리고 이 나무 세 개는 꽃에 해당하는 巳, 丁巳 세 개를 피워야 합니다. 이 또한 근본적으로 물이 필요한데 물이 너무 적어서 동력이 될 수 없습니다. 또한 나무 3개가 뿌리내릴 땅은 월주에 己卯의 월천 간 己 토 하나밖에 없어서 작은 땅에서 키우기는 매우 어려운 형국입니다.


그런데, 癸卯의 장생(長生)이라는 12운성은 대인관계가 좋아서 주위 분들의 많은 도움을 받는 명식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장생은 신약한 명식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 아무리 신약해도 손해 보는 명식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월지의 卯 또한 장생이어서 매우 좋은 명식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도 도와주는 이가 없는 것이지요.


우리는 '無인성'의 시간을 지나고 있습니다. 생각의 영역인 인성이 없는 '無인성'의 시기는 임사 즉결의 행동력을 발휘하는 시간입니다. 다시 말해, 지금은 생각만 하는 시간이 아니라 실제로 행동해야 하는 때입니다.


주변 환경과 자신의 의지 사이에 괴리가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불균형 속에서도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보려는 간절함이 바로 우리 외식 사장님들의 가장 큰 힘입니다. 쉬지 않고 항상 무언가를 준비하는 어머니의 모습처럼, 여러분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꿈을 위해 쉬지 않고 움직이고 계십니다.


우리의 상황은 마치 '작은 땅에서 나무 세 개를 키워내야 하는' 도전과도 같습니다. 물가 상승, 인건비 증가, 임대료 부담은 그 좁은 땅을 더욱 비좁게 만듭니다. 하지만 기억하십시오. 좁은 땅일수록 뿌리는 더 깊이 내려가고, 그 깊이는 곧 생존의 힘이 됩니다.


극 신약한 명식은 주위 환경과 통제로 인해 하고자 하는 일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약이 오히려 창의력을 자극하고, 혁신의 씨앗이 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포기가 아닌 '창의적 적응'입니다.


사주의 관점에서 이 명식이 좋아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양력으로 9월(酉月)이 되어야 안정되고, 8월(申月)이나 11월(亥月)에 다시 좋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외식업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봄이 오면 꽃이 피고, 사람들의 발걸음이 늘어납니다. 경제의 흐름에도 분명한 계절이 있습니다. 3개월, 6개월, 9개월, 1년의 주기로 변화가 찾아옵니다. 지금의 어려움이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흔히 말합니다. "겨울이 깊을수록 봄은 가깝다"고. 지난겨울부터 자영업을 비롯한 모든 경제 지표가 어렵다는 소식뿐입니다. 하지만 역사를 돌아보면, 경제의 풍요로움보다는 어려움이 더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항상 이겨냈고, 더 강해졌습니다.


경제의 어려움은 마치 파도와 같습니다. 파도는 밀려왔다가 반드시 물러갑니다. 그리고 물러간 자리에 새로운 기회들이 남겨집니다.


외식업 사장님들은 그 누구보다 강인합니다. 매일 새벽부터 일어나 식재료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이하며, 때로는 주방에서, 때로는 홀에서 종일 서 있는 그 체력과 정신력은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자수성가'의 진정한 의미를 몸으로 보여주고 계십니다. 부모의 도움 없이, 혹은 넓은 땅 없이도 자신의 힘으로 성장해나가는 모습, 그것이 바로 한국 외식업의 진정한 아름다움입니다.


급변하는 세상에서 성공하는 비결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의 관세 전쟁과 환율 상승은 분명 큰 도전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줄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소비자들은 '가치 있는 경험'에 돈을 쓰기 마련입니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특별한 경험과 이야기가 있는 음식을 제공한다면, 가격 민감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외식업의 길은 결코 혼자 걷는 길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같은 하늘 아래, 같은 태양 아래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지식을 공유하며, 위로와 격려를 주고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열고, 또 어딘가에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가게가 묵묵히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각자의 시간표대로 성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주에서 말하는 '장생(長生)'의 기운처럼, 여러분의 사업도 지금은 작고 약해 보일지 모르지만, 주위의 도움과 자신의 노력으로 반드시 성장할 것입니다. 모든 시작은 작습니다. 하지만 그 작은 시작이 나중에는 큰 강물이 되어 흐르게 됩니다.


9월이 오면 안정을 찾고, 11월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는 사주의 해석처럼, 여러분의 사업도 곧 안정과 성장의 시기를 맞이할 것입니다. 지금은 그 시간을 준비하는 때입니다. 어려운 시기에 희망을 말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확신합니다. 외식업의 봄날은 반드시 옵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가게에 손님이 붐비지 않더라도, 매출이 예전 같지 않더라도, 그것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의 신호입니다.


"장생(長生)"의 기운처럼, 주위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하는 이 시기를 잘 활용하십시오. 공부를 쉬지 않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면, 조금의 시간이 지난 후, 반드시 좋은 시기가 돌아올 것입니다. 그날, 여러분의 가게에 웃음꽃이 피어나고, 테이블마다 손님들의 행복한 대화가 넘쳐날 것입니다. 그 순간을 위해, 지금 우리는 희망을 품고 함께 걸어갑니다. 항상 여러분의 웃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외식업의 봄날은 반드시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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