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같은 사람들과 향기 나는 시간을 가지고 있나요?
정신분석- 대상관계에서 알게 된 인간관계의 중요성
석가모니의 수많은 설법 중에 친구 사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씀하는 부분이 있다.
'향을 싼 종이에 향기가 나고 생선을 꿴 새끼줄에 비린내가 남는 것처럼
어진 이를 가까이하면 도덕과 의리가 높아가고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하면 곧 재앙과 죄를 부르게 됩니다.
사람은 다 조금씩 물들어 그것을 익히지만 스스로 그렇게 되는 줄 모를 뿐입니다.'
이 말은 너무 당연한 말 같기에, 얼마나 중요한 말인지 몰랐던 것 같다.
지금껏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나는 얼마나 분별력이 있었는가?
음, 난 그리 분별력 있게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 못했던 것 같다.
외로움 때문에, 남의 시선을 의식하느라,
너무너무 심심하고 외로워서, 누군가와 수다를 떨고 싶어서, 이 상황에 혼자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볼까 봐,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할까 봐 등등.
불편하지만 억지로 맞추면서 관계를 맺으려고 했다.
그런 관계는 사실 그리 편하고 즐거운 관계는 아니었다.
사실 지금 만나고 있는 지인들 중 좋은 사람이고, 앞으로도 잘 지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맞추면서 배려하고 만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조율과 배려는 행복하고 즐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껏 그렇지 않은 사람들...
나를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고, 너무 부정적인 말을 하고 다른 사람의 흉만 본다거나, 믿음이 생기지 않는 사람들. 지금껏 이들을 가려내지 못하고 계속 애쓰고 노력하면서 관계를 잘 만들어가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을 만나고 나면 항상 마음이 불편했다.
만나고 나면 피곤하고, 잡다한 생각들로 마음이 심란하고 불안했고 화가 났다.
하지만, 이런 만남을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걸 최근에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관계를 선택해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하고 잘 만나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그리고 대상관계를 배우면서, 그 결심을 더 확실히 하게 되었다.
대상관계에서는 나뿐만 아니라 '대상'이 존재해야 가능하다.
이 대상은 실제 하는 대상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에 존재하는 '대상'이다.
지금 내가 만나지 않고 헤어진 사람이지만 다 내 안에는 '대상'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나라는 '자아'는 내가 만나고 거쳐온 '대상'의 총집합, 결과물이다.
내가 지금껏 만난 사람들의 면면이 내 안에 '대상'으로 들어오면서 '나'라는 사람이 만들어진다.
지금껏 내가 만나온 사람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당신은 지금껏 누굴 만나서 무엇을 하고 어떤 시간을 가졌는가?
지금껏 향기를 가진 꽃 같은 사람을 만났는가? 그 사람들과 향기가 나는 시간을 가졌는가?
지금껏 비린내를 풍기는 썩은 생선 같은 사람을 만났는가? 그들과 오물 냄새를 풍기며 시간을 보냈는가?
지금이라도 꽃 같은 사람들과 향기 나는 시간을 보내며 지내는 것이,
진정 나를 위한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