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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센스작가 Aug 15. 2022

방송작가는 슈퍼우먼

방송일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  

  정말 남의 이야기 즉 방송 대본이 아닌 나의 이야기를 쓰려니 어디서부터 뭘 써야 할까....

고민하기보다 그냥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몇 자 적어보고 싶은 날이다.

  올해로 방송작가 23년 차! 정말 대학 4학년 때부터 출산 이후 한 달가량 쉬었을 때 빼곤 방송 프로그램은 

내 인생에 있어 떼어놓을 수 없는 껌딱지 같은 존재다.

 KBS 2FM 라디오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KBS 2TV로 넘어와서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아 정신없이 20대~30대를 보내왔던 나... 정말 새벽에 집에 가는 건 다반사였고, 야외 촬영에 밤샘 원고 작업은 이틀에 한 번꼴이었다. 

  이런 나를 보며 주변 사람들 그리고 후배, 친구들은 질문을 한다. "방송이 재미있니?", "어떻게 두 아이 키우면서 강의도하고 방송일도 해?"

그러면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나는 아직도 방송이 재미있어" 그리고.. "앞으로도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많아"  

 시간은 쪼개서 쓰면 되고, 잠은 좀 덜 자면 되고, 프로그램을 재밌게 하면 이 모든 게 가능하다.

아이 키우며 쪽잠 자면서 원고를 썼고, 방송국 화장실에서 틈틈이 모유를 짜며 장시간의 녹화를 했고,

수없이 많은 기획안을 쓰며 실패의 맛도 봤고, 육아를 하면서 울기도 많이 했다.  지방대학 강의를 위해

새벽 5시에 지하철을 타고 대학교 통학버스를 타고 세종으로도 출퇴근을 하기도 했고, 여행을 가서도 원고를 써야 했던 일도 많았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미친 사람처럼 일을 했고, 강의도 했고, 육아와 살림도 했다.  정말 이 모든 걸 어떻게 했나 싶지만 엄마가 되면 모든 게 가능하다. 작가로 교수로 엄마로 아내로 10년이 넘는 시간을 넘어 아이들은 초등학생이 되었고 이제야 조금은 여유가 생긴 건 사실이다.

 이 모든 게 가족들의 배려와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금 맡고 있는 음악 프로그램을 작년에 기획해서 새로 맡으면서  또 한 번 내가 방송 작가를 그만둘 수 없는 

이유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았다. 음악과 함께 그 안에 있는 스토리를 찾는  프로그램..  단순히 케이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그랬다..  전 세계 사람들이 왜 한류에 케이팝에 열광하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케이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케이팝이 자신을 위로해주고, 인생에 있어 큰 의미가 됐다는 그들의 메시지는 내 마음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작가로 다시 한번 나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

한국을 넘어 한국 문화와 케이팝을 통해 전 세계 팬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현장에 있는 게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소중하다. 

그래서 그런지 난 매번 녹화를 준비하며 힘들기보다 설레고 흥분된다.

 이런 것들이야 말로 내가 방송작가 일을 그만둘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올해 안에 새로운 계획과 일들을 

준비하며 또 한 번의 설렘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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