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지휘자 백윤학

뉴스토마토 시민영웅 초대 음악회에 다녀와서

by 꿀벌 김화숙

260418. 금. 비. 13/8


[시민영웅 음악회(4/9) 초청 안내]

안녕하세요.

뉴스토마토 K평화연구원입니다.

뉴스토마토 명예회원으로 선정되신 시민영웅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아래와 같이 개최하는 음악회에 초청드립니다.


[공연]뉴욕의 영혼을 연주하다

- 일시: 2026년 4월 9일(목) 19:30

- 장소: 롯데콘서트홀(잠실 롯데월드몰 8층)

- 신청 문자 회신 : 010-4277-9276

- 공연소개 : https://buly.kr/DaQOcoS


선착순 100명에 1인당 티켓 2매씩(R석)을 제공합니다. 참석 가능하신 분께서는 위의 번호로 성함과 전화번호를 회신해 주시기 바랍니다.

신청마감은 23일(월) 오전 12시까지입니다. 신청 확정되신 분께는 별도로 문자 회신 드리겠습니다. 티켓은 당일 현장 티켓박스에서 수령하시면 됩니다.

아직 시민영웅 상패를 못받으신분은 수령하실 주소도 회신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3월에 받아 찜해 둔 요런 초대 덕에 바쁜 4월에 음악회 호사를 누렸다. 2024년 12월 3일 그밤에 국회 앞으로 달려갔다는 이유로 '시민영웅'이 되었고, 뉴스토마토로부터 받는 몇 번째 초대였다. 세번째인지 네번째인지 헷갈린다. 내 평생에 '영웅' 소리 들을 일이 있겠는가. 비상계엄의 그 밤,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거 같아서, 진보당원 벗들과 차에 올라탄 그 밤. 자정 다 된 겨울 밤에 안산에서 여의도까지, 나 혼자는 결코 갈 엄두도 못 냈을 그 일. 그 덕에 시민영웅으로 음악회 초대받는 몸이 됐다.


놓치면 후회하지, 매번 기를 쓰고 갔다. 이번에도 고맙게스리 초대권은 100,000만원짜리 R석. 시민영웅 수령처 배경 인증숏을 남기지 않을 수 없겠다. 서민 중년 부부에게, 보슬보슬 봄비 오는 밤, 망중한의 화려한 데이트였다. 내 짝꿍 덕은 심지어 롯데타워 그쪽에 간 거 자체가 처음이었다. 나야 딸과 함께 싸돌아다니느라 가봤고 이벤트 당첨으로 콘서트홀에도 간적 있지지만, 그래도 우린 촌사람들. 눈도 귀도 영혼까지 호강하는 시간이었다.


코리아쿱오케스트라도 처음이었고 피아니스트 칼 크래머도 처음이었다. 음악은 낯설지 않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F장조와 랩소디 인 블루, 그리고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 9번 '신세계로부터'. 좋아하는 곡들로 차려진 잔치상이었다. 가장 인상적인 건 지휘자였다. '춤추는 지휘자 백윤학'으로 유튜브에서 어쩌다 본 바로 그 사람이었다. 세상에나, 온몸이 지휘하는데, 그건 춤이었다. 다리를 가만히 두지 않고 스탭을 밟고 무릎을 굽혔다 폈다 이리저리 움직이고 어깨를 흔들고 팔을 펴고 비틀고 흔들고...


틀이 없이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는 지휘자, 느낌 좋았다. 그동안 보아온 지휘는 잊어라. 지휘봉을 들고 두 팔로, 상체 정도만 조금 움직는 지휘가 아니었다. 지휘자 백윤학은 춤을 추었다. 거의 두 시간을 쉼없이 춤췄으니, 아마도 옷이 흠뻑 젖었을 게다. 객석에선 지휘자의 얼굴 표정이 잘 안 보여 아쉬웠지만, 연주가 끝나고 인사할 때, 들고날 때, 표정이 아주 살아 있었다. 그의 영상을 찾아봐도 과연 온몸과 표정이 격하게 창조적으로 춤을 추었다.


다 알 순 없겠지만, 자유의 느낌, 사람을 자유롭게 하는 예술이었다. 서양 음악이란 게 워낙 우리 국악과 달라서, 어깨춤을 추기가 어디 쉽던가. 귀로 듣는 음악을 온 몸을 움직여 지휘하는 걸 보고 있자니 자유의 물결이 넘실넘실 밀려오는 기분이었다. 틀에 갇히지 않은 느낌, 제멋대로 표현하는 몸이었다. 학부를 공대로 졸업한 후 음악 공부를 시작한 그의 이력도 매력적이었다. 머리와 이성이 아니라, 온몸으로 부딫치고 느끼고, 느끼는대로 몸을 움직이는 지휘자, 자유로운 예술행위를 보는 즐거움이었다.


그나저나 남은 궁금증. 오케스트라 단원 구성이 여성이 압도적 다수고 남성이 소수였다. 이건 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