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돌아보기
일상에서 쓰는 물건 하나 하나...
없으면 불편할, 참 소중한 게 많은데,
사소한 것들에게까지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순간보다는
당연히 거기 있는 것으로...무심코 쓰는 때가 더 많지요.
하지만,
작은 것 하나도 누군가의 발견, 발명으로 태어났다는 걸 떠올리면
새삼 숙연해집니다.
우연찮은 사고 덕분에 새 발명품을 만들고,
꿈속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한밤 중 공원 벤치에 앉아 있다가..
혹은,
복잡한 대중교통 안에서 번뜩이는 영감을 얻은 과학자나 발명가도 많지요.
1600년대 유럽. 낡고 해져서 입지 못하게 된 옷이나 천 조각 따위를 이르는 넝마는
바로.. 종이의 재료였는데요
책, 신문 발간.. 정치 선전물까지... 수요는 많은데
턱없이 부족해 안타까워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1666년, 영국은 종이를 만들기 위해
면과 리넨을 절약하라는 법령과 더불어
장례 때 쓰이는 면과 리넨 사용을 금지했고
이집트 미라를 감싼 천을 활용하자는 황당한 제안까지 나올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 가운데, 1719년 어느 날 프랑스 과학자
르네앙투안 페르쇼 드 레오뮈르가
숲을 산책하다가 말 벌집을 발견하는데요,
곤충을 사랑했던 그는
말벌들이 나무껍질과 식물의 줄기를 씹어서 종이 벌집을 만든데 놀라고,
그 발견이 훗날 목재 펄프에서 종이를 만드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또,
스위스 공학자 조르주 드 메스트랄은
개와 산책을 갔다와서
몸에 붙어있는 한해살이풀 도꼬마리를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수천 개의 작은 갈고리가 달라붙어 씨앗을 퍼뜨리는
자연의 이치에 번뜩 아이디어를 얻는데요,
바로 찍찍이로 불리는,
섬세한 실 보풀이 일어나도록 만든 천을 뜻하는 ‘벨루어’와
구부러진 바늘을 뜻하는 크로셰를 합친 단어 ‘벨크로’였습니다.
빡빡한 일상 속에 꽉 짜여진 계획 속에 생활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헐렁한 여유...시간의 흐름에 몸도 마음도 맡기기...!
어쩌면 그 속에서 더 뛰어난 창의력이 나올 수도 있을지 모르지요.
그래서
휴식과 산책, 때론 뒹굴거리는 시간도 우리에겐 필요합니다.
필요없는 것 같은 것들의 소중함.
당장은 중요하지 않아보이지만 사실은 중요한 것.
그야말로
급하지 않지만 중요한 것을 잊고
매일 앞만 보고 달리고 있진 않은지...
무엇을 보고 가는지-
돌아봐주기를-
지금 이 순간, 내 영혼은 간절히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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