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하면서 느낀 공통점과 차이점 중 가장 큰 것은 역시 물이었습니다.유럽에서 레스토랑을 방문하면 물을 따라준 후에 돈을 따로 받는다는 것을 많이들 하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싱가포르도 그렇게 물을 구하기 힘들 줄 몰랐습니다.
단순히 식당에서 물을 파는 것을 떠나서 여행 도중'정수기'를 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한국에서는정수기가 백화점에도 곳곳에 있는데, 얼마나 편한 일이었는지 다시금 느끼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푸드코트에서도 정수기가 하나도 없어서 여행 중에 가방에 최소 물 3병은 기본으로 챙겨 다니게 되었습니다.(날씨도 더워서 한국보다 물을 더 많이 먹게 되는 듯합니다)
* 말레이시아 공항에 있던 코웨이 정수기가 그리워지네요...
2. 휴지
또한 물만큼이나 휴지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휴지는 가끔씩 제공하는 식당들이 있었고, 화장실도 많아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급하면 지나가다 가게에서 휴지를 달라고 할 때도 있는데, 싱가포르는 휴지 좀 달라고 하기 정말 눈치 보이는 여건이었습니다.
물론 공짜로 휴지를 쓰는 것이 오히려 불합리한 것일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 살다 보니 얼마나 정이 넘치는 환경이었는지 알게 된 것 같습니다.(밑반찬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전라도 밥상이 그리워지네요)
3. 서점 내 의자
한국에서는 보통 서점에 책을 읽으려 가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그만큼 서점 내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당연스럽게 마련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서점에서는(엄청 큰 2군데만 가보긴 했습니다) 책을 앉아서 읽을 수 있는 의자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의자와 비슷하게 생긴 것이 하나 있어서 가보니 정리용 사다리였고, 절대 앉지 말라는 안내도 붙어 있었습니다.
대신 싱가포르에는 동네별 도서관도 많고, 도서관 조성이 꽤 잘되어 있어서 그곳에 책을 읽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곳곳에 마련되어 있긴 했습니다. 싱가포르 사진 SPOT 중 하나인 오키드 도서관도 핵심 쇼핑몰 백화점 중심지에 존재했습니다.
4. 서비스 fee는 내 마음대로
싱가포르에서 음식에 붙는 세금 외에 추가로 팁을 줘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갔습니다. 하지만 서비스 fee가 식당별로 임의로 붙을지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영수증 가격이 맞는지 확인하라고 해서 가격이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음식 가격에 세금이 한번 붙고 서비스 fee가 또 한 번 붙은 것이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 서비스 fee가 붙는다는 사전 안내가 없고, 그것이 붙는 가게가 있고 아닌 가게가 있다는 것입니다. 체감상으로는 조금 크거나 유명해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식당은 서비스 fee가 붙었고, 동네 식당이나 푸드코트 같은 데는 붙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5. 화장실 시설
IT 강국이라는 이미지 때문일까요?
저는 한국이 정말 자동화가 많이 된 국가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것이 사실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화장실을 방문해 보니 자동시스템은 비슷하지만 그 인프라 차이에 놀랐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지내는 동안 수많은 화장실을 방문하며 수동 세면대 혹은 변기를 본 기억이 손에 꼽았습니다. 대부분 자동이었고, 아마도 싱가포르가 워낙 청결에 신경을 많이 쓰는 국가다 보니 수동 조작으로 인한 더러움(?)을 최소화하려는 듯했습니다.(싱가포르에선 침 뱉다가 걸리면 태형을 맞을 수도 있는 것 아시죠?)
심지어 변기 자동 시스템이 너무 작동을 잘해서 생긴 에피소드도 있었습니다.
(식사 중에는 보지 마세요...)
싱가포르에서 초반에 변기를 사용할 때, 조금 몸을 숙이거나 비틀게 되면 바로 물이 솨악하고 내려가게 되는 겁니다. 물이 내려가면 깨끗해져서 좋긴 하지만, 내려갈 때마다 튀기는 물에 엉덩이가 축축해지는 느낌을 아는 분은 아실 겁니다. 그렇게 몇 번을 당하다(?) 찝찝함만 가득하게 변기를 떠난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또한 변기 모양이 한국과 다르게 좁고 깊은데, 아마 수압이나 날씨 때문에 설계가 다른 것 같습니다. 혹시 이유를 아시는 분은 댓글로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