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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함의 기술

초콜릿 유혹을 이기는 투자와 삶

by 부자백수

지루함과 시간의 가치: 삶과 투자의 시작점


삶에서 시간을 보내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이는 매일 저녁 회식하며 인맥을 쌓고, 어떤 이는 도전적인 일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맺는다. 예를 들어,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기 위해 1시간을 기다리는 상황을 떠올려보자. 줄에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초조해할 수도 있고, 주변을 관찰하며 기다림을 즐길 수도 있다. 결과는 같다—짜릿한 롤러코스터—하지만 태도가 경험의 가치를 바꾼다. 투자도 이와 비슷하다. 워렌 버핏은 "투자는 인내심이 약한 사람의 주머니에서 강한 사람의 주머니로 돈이 이동하는 과정"이라고 했다. 2023년 에코프로 사태를 보자. 주가가 11만 원에서 153만 원까지 치솟았다가 반토막 났다. 단타를 노린 이들은 지루함을 못 견디고 손실을 봤지만, 장기 가치를 믿은 이들은 희망을 품는다. 시장은 변덕스럽고, 주가는 우리를 시험한다. 지루함을 참는 자가 승리한다.


인간 본성과 초콜릿의 유혹: 투자의 심리 게임


투자의 5할은 심리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이 피부에 와닿는 이유는, 우리가 아무리 뉴스를 탐독하고 차트를 분석해도, 결정적 순간에 감정에 휘둘리는 모습을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충동적이다. 5살 아이가 초콜릿을 보고 정신을 못 차리며 떼를 쓰는 모습이 바로 우리다. 시장은 매일 초콜릿을 던진다. 에코프로 주식이 2023년 여름 "황제주"로 불리며 150만 원을 넘었을 때, "지금 안 사면 놓친다"는 마음에 뛰어든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고점에서 매수한 뒤 폭락을 겪으며 손실을 봤다. 하락장이 오면 공포에 질려 "빨리 팔아야 산다"며 손절한다. 이는 생물학적으로 설명된다. 뇌는 도파민을 통해 즉각적인 보상을 갈망하고, 손실 회피 본능은 우리를 불안에 떨게 한다. 투자 공부를 열심히 한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재무제표를 읽고 기업 가치를 계산해놓고도, 주가가 10% 빠지면 "내 분석이 틀렸나?"라며 흔들린다. 이는 지식과 행동 사이의 괴리다. 초콜릿을 "먹으면 안 된다"고 알면서도 손을 뻗는 아이처럼, 우리는 유혹 앞에서 나약하다. 그래서 투자는 단순히 숫자의 게임이 아니라, 심리와의 싸움이다. 이성을 키우는 게 필수다.


세력의 악마적 속삭임: 에코프로 사태의 교훈


시장에서 세력은 개인 투자자의 깊은 내면을 교묘히 파고든다. 그들의 속삭임은 악마처럼 달콤하고 위험하다. 2023년 에코프로 사태를 보자. 주가가 11만 원에서 153만 원까지 폭등하며 개인 투자자들이 몰렸다. "2차 전지의 미래"라는 이야기가 퍼졌고, 거래량은 6개월간 181조 원에 달했다. 세력은 과열을 조장하며 고점에서 물량을 던졌다. 10월에 주가가 70만 원대로 반토막 나자, 손실을 떠안은 건 개인 투자자였다. 이건 단기 수익의 환상, 초콜릿 같은 유혹이다. 급등하는 거래량, 과장된 뉴스, 군중의 열기는 FOMO(Fear of Missing Out)를 자극한다. 충동에 넘어간 순간, 우리는 세력의 손아귀에서 놀아난다. "이번엔 다를 거야"라며 뛰어들었다가 후회하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지만 또 반복한다. 이는 우리 인생의 비극적 아이러니일지도 모른다. 에코프로 사태는 세력이 공포와 탐욕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1월 공매도 금지로 주가가 82만 원까지 반등했지만, 이는 일시적이었다. 함정에서 벗어나려면 본성을 꿰뚫는 통찰이 필요하다.


꾸준함과 이성의 방패: 유혹을 이기는 힘


세력의 유혹과 시장의 괴로움을 이기려면 꾸준함과 이성이 필수다. 지루함을 감내하며 장기 가치를 믿고 기다리는 태도는 투자 성공의 열쇠다. 버핏의 투자 철학을 보자. 그는 "좋은 기업을 적정 가격에 사서 오랫동안 보유하라"고 했다. 코카콜라 주식을 1988년에 매수해 지금까지 들고 있는 이유는, 단기 등락에 흔들리지 않고 기업의 본질을 믿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 사태에서도 마찬가지다. 2023년 폭등 후 폭락을 겪었지만, 2차 전지 산업의 잠재력을 믿고 기다리는 투자자들이 있다. 시장은 매일 소음을 만든다—뉴스, 루머, 차트의 급등락—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초콜릿을 앞에 두고 "먹지 않겠다"고 선택하는 힘은 단련된 마음에서 나온다. 예를 들어, 매일 차트를 확인하는 대신 분기 보고서를 읽으며 기업의 성장성을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지루할 수 있지만, 이 지루함이야말로 우리를 보호하는 방패다. 2000년대 닷컴 버블 때 기술주 열풍에 휩쓸리지 않고 현금을 보유한 투자자들은 결국 웃었다. 꾸준함은 화려하지 않지만, 시장의 변덕을 이기는 강력한 무기다.


찰리 멍거의 정신틀 격자모형: 이성의 매뉴얼


찰리 멍거의 "정신틀 격자모형"은 이 심리적 싸움에서 강력한 도구다. 그는 심리학, 경제학, 생물학, 물리학 등 다양한 학문에서 나온 개념들을 엮어, 복잡한 세상을 단순화하고 합리적으로 판단하라고 했다. 에코프로 사태에 적용해보자. 주가가 급등할 때, 충동적으로 "사야 해!"라고 외친다. 하지만 정신틀을 활용하면 다르게 접근한다. 심리학 틀: "내가 지금 FOMO에 휘둘리는 건가?" 경제학 틀: "이 주식의 내재가치 대비 과대평가됐나?" 역사적 틀: "과거 에코프로 폭등 때도 이런 패턴이 있었지." 이렇게 다각도로 점검하면 초콜릿을 앞에 두고도 "먹지 않겠다"고 결정할 수 있다. 멍거는 "우리는 감정적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는 격자모형을 매뉴얼처럼 써서 객관성을 유지하려는 의지의 반영이다. 2023년 에코프로가 153만 원을 찍었을 때, 많은 이들이 열광하며 뛰어들었지만, 멍거라면 "투기적 거품"이라며 냉정히 비판했을 것이다. 실제로 주가는 하락했다. 이성의 매뉴얼은 우리를 충동에서 구한다.


책임의 무게와 달콤한 조언: 스스로 서기


전문가들은 늘 말미에 "투자는 본인의 판단과 결정이며, 저희는 책임지지 않습니다"라고 덧붙인다. 이건 단순한 법적 면피를 넘어, 많은 이들이 책임을 외부에 떠넘기려는 현실을 보여준다. 에코프로 사태에서 "황제주 간다"는 유튜버의 과장된 조언에 수많은 사람이 넘어갔다. 2023년 폭등 후 폭락으로 전 재산을 잃은 사례는 흔하다. 달콤한 초콜릿처럼 들리는 말에 "호로록" 넘어간다. 하지만 진정한 책임은 외부 의존을 끊고, 스스로 고민하며 성장하는 데서 온다. 이는 지루함을 받아들이는 삶과 연결된다. 예를 들어, 추천주를 사기 전에 재무제표를 읽고 "내가 왜 이걸 사는지" 스스로 묻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에코프로가 70만 원대로 떨어졌을 때, "공매도 탓"이라며 외부를 비난하기보다 "내 판단이 어땠나"를 돌아보는 게 필요하다. 책임은 무겁지만, 그 무게를 감당할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성찰과 성장의 길: 실패를 밑거름으로


투자 책임은 단순히 "내가 결정했다"로 끝나는 게 아니다. "왜 샀고, 왜 팔았나"를 돌아보며 교훈을 얻는 과정이다. 최근 나는 에이피알(APR) 주식을 4만 원대 후반에 매수했다. 뷰티와 헬스케어 사업의 성장성을 믿었지만, 주가가 지지부진하자 답답함에 팔아버렸다. 그런데 2025년 3월 현재, 주가는 6만5,700원이다. 아이고 배야, 배고프다. "왜 팔았지?"를 성찰하며 손실 회피 본능을 깨달았다—단기적인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장기 기회를 놓친 것이다. 에코프로 사태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2023년 100만 원대에서 매수한 이들이 폭락 후 손절하며 후회했다가, 반등을 보며 아쉬워했다. 시장의 유혹을 참고, 스스로를 단련하는 여정이 투자자를 성장시킨다. 실패는 아프지만, 이를 밑거름 삼아 나아갈 때 주체성이 생긴다. 버핏도 초기 투자에서 실수를 겪었지만, 그걸 분석하며 철학을 다듬었다. 성찰은 지루할 수 있다—차분히 앉아서 과거를 복기하는 건 화려한 매매보다 덜 자극적이니까. 하지만 이 지루함 속에서 우리는 더 나은 결정을 배운다.


지루함을 지혜로 바꾸기: 기다림의 열매


인간은 지루함 못견뎌 하고 본능적으로 피하려는 감정이다. 뇌는 자극과 새로움을 갈망한다. 하지만 지루함을 받아들이고 성찰하면 지혜가 생긴다. 에코프로 사태에서 단기 자극을 쫓은 이들은 손실을 봤지만, 장기 관점을 유지한 이들은 희망을 잃지 않았다. 예를 들어, 2023년 폭락 후에도 2차 전지 산업의 미래를 믿고 기다리는 투자자가 있다. 매일 차트를 들여다보며 "오늘 오를까?"를 고민하는 대신, 기업의 내재가치를 믿고 기다리는 태도다. 이는 닷컴 버블 때 아마존 주식을 보유한 이들과 비슷하다. 2000년대 초반 거품 붕괴로 폭락했지만, 20년 후 수십 배 수익을 봤다. 기다림은 지루하다—급등락 없는 차트를 보는 건 따분할 테니까. 하지만 참는 자에게 열매가 온다. 삶에서도 그렇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왜 사는가"를 고민하며 의미를 찾는 건 지루함을 지혜로 바꾸는 과정이다. 투자와 삶 모두, 이 여백이 우리를 성장시킨다.


습관적으로 행복해지기: 반복의 힘


"습관적으로 행복해지자"는 말은 단순한 제안이 아니다. 투자와 삶의 공통분모다. 충동을 억제하고, 지루함을 감내하며, 원칙을 반복하는 습관이 평온과 성공을 가져온다. 에코프로 사태에서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내 기준에 맞는가?"를 점검하는 루틴을 들이면 초콜릿 유혹에 흔들릴 확률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매매 전 체크리스트(재무 건전성, 성장성 등)를 작성하고 따르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매일 10분 명상하며 마음을 가다듬거나, 일기를 쓰며 하루를 돌아보는 건 지루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반복이 내면의 평화를 만든다. 초콜릿을 참아내는 연습은 단순한 억제가 아니라, 행복을 스스로 설계하는 과정이다. 습관의 힘은 작지만, 시간이 지나며 복리로 쌓인다—투자 수익처럼, 삶의 만족도처럼. 이 작은 반복이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끈다.


투자와 삶의 주인 되기: 최종 승리


투자 성공은 시장이나 세력과의 싸움이 아니라, 스스로를 이기는 여정이다. 에코프로 사태에서 지루함을 받아들이고, 성찰하며, 책임을 지는 사람은 시장의 능멸을 넘어선다. 세력의 속삭임, "황제주"라는 달콤한 조언, 초콜릿 같은 유혹은 늘 존재한다. 하지만 "내가 왜 이걸 하는가"를 묻고, 원칙을 지키며 기다릴 때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버핏과 멍거는 이를 몸소 보여줬다—화려한 단타 대신, 지루한 기다림으로 전설이 됐다. 에코프로가 2023년 폭락 후에도 장기 투자자는 "2차 전지의 미래"를 믿고 있다. 삶도 그렇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충동을 다스리고 의미를 찾는 사람이 주인공이다. 초콜릿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내 삶과 투자의 주인이 되는 것—그게 우리가 추구해야 할 궁극의 목표다. 이 여정은 쉽지 않지만, 그 끝에 진정한 승리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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