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아름 8기 2회] 2025년 10월 모임후기

- 김성우,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by 어스름빛

어제 독서모임 아름의 비문학 모임 8기 2회 모임이 잘 끝났습니다. 분량이 긴 책이었는데도 잘 읽고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 저자, 제목, 책 선정 이유


저자 소개: 응용언어학자이자 연구자들의 모임인 캣츠랩 연구위원입니다. (참고로 캣츠랩에서는 강좌, 세미나, 콜로키움 등을 정기적으로 진행합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링크에서 신청하시면 됩니다.) 또한, 대학 안팎에서 비판적 응용/사회언어학, 인공지능 리터러시, 영어로 논문 쓰기 등을 가르쳤고, 『단단한 영어공부』, 『영어의 마음을 읽는 법』, 『유튜브는 책을 집어삼킬 것인가』(공저) 등 저술했습니다.


제목 : ‘인공지능은 나의 읽기-쓰기를 어떻게 바꿀까 – 지금 준비해야 할 문해력의 미래’ 즉, 생성형 인공지능이 앞으로 인간의 문해력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해 고민하는 책임을 알 수 있습니다.


책 선정 이유

- 2022년 11월 30일, 챗GPT 공개 이후 인공지능은 우리 삶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기술이 되었습니다. 인공지능 활용법에 대해 다룬 콘텐츠들은 많습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인간의 읽기-쓰기 즉, 문해력을 어떻게 바꿀지에 대해 학술적인 관점에서, 비판적인 관점까지 포함하여 총체적으로 고민할 수 있는 책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여 선정했습니다.



2. 발제 생략


3. 질문과 논의

녹음한 내용을 바탕으로 AI를 활용해 주제별로 요약했습니다.(녹음은 전원이 동의했습니다.) 처음으로 시도해 보았는데, 나쁘지 않네요.


인공지능(AI) 기술의 등장과 급속한 발전이 인간의 삶과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논의했습니다. 첫째, AI의 본질과 인간 주체성 및 윤리적 문제, 둘째, 사회경제적 변동과 격차 심화, 셋째, 지식과 매체의 진화, 넷째, 세대별 디지털 격차, 다섯째, 교육 시스템의 대응과 변화였습니다.


1) 인공지능의 본질, 주체성 및 윤리적 문제


토론의 출발점은 AI를 도구로 볼 것인가, 하나의 주체로 인정할 것인가의 문제였습니다. 한 참석자는 AI가 단지 인간이 사용하는 수단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행동과 사고를 조정하는 도구이며, AI를 사용하는 행위 자체가 우리의 주체를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참석자는 이 책에서 언급된 것처럼 AI뿐만 아니라 자연, 동식물, 물질 등 비인간 존재까지 평등한 주체로 인정하고 관계 맺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해 “아름답지만 허무한 생각이 아닌가”라는 회의적인 시각을 제시했습니다.


AI의 창조 원리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습니다. 인간이 자신을 본떠 AI를 창조했기 때문에, 인간의 내면적 욕망과 악함이 기술 속에 반영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습니다. 현재 AI의 비윤리적 표현을 걸러내기 위해 성차별적, 폭력적 발언을 제거하는 노동자들의 윤리적 필터링 작업이 존재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며 언젠가는 그 한계가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었습니다.


또한 기술이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가 전쟁과 성 산업이라는 점에서, AI 역시 성인 콘텐츠 산업에서 막대한 시장성을 지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개인정보 문제 역시 주요 논의 주제였습니다. 한 참석자는 과거 대기업들이 수행하던 데이터 수집보다, 현재 AI가 개인의 취향과 감정, 사고 패턴을 더 깊이 학습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기술의 확장은 ‘통제의 편리함’을 넘어 ‘감시의 일상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무감각이 디스토피아적 현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 사회경제적 격차 심화와 새로운 노동 환경


AI의 등장은 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습니다. 기술 발전의 혜택이 불균등하게 분배되면서, AI를 잘 다루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경제적·사회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 수준이 높고 기술 친화적인 집단일수록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그 결과 부의 집중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노동시장에서는 이미 AI로 인한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컴퓨터 과학(Computer Science, CS) 분야가 가장 먼저 위협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이는 해당 분야가 오픈소스 기반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을 모두 공개하면서 AI 학습의 주요 데이터베이스가 되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로 인해 자신들의 일자리가 가장 먼저 위협받게 된 것입니다.


경제적 관점에서는 AI와 로봇이 생산 주체로서 인간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면, 인간은 소비 주체로서의 역할마저 잃게 되어 경제 순환 구조가 붕괴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기본소득(UBI)’ 개념이 등장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복지정책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경제 구조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 안전장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 차원에서도 다양한 경험이 공유되었습니다. 보고서, 메일, 홍보물 제작과 같은 업무뿐 아니라, 취업 규칙, 영문 계약서, 특허 명세서 등 고난도 문서 작업에서도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전문직 종사자들까지도 AI를 도입하고 있으며, 현재 법적으로 AI가 만든 저작물은 저작권이 없는 공용 자산으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이 논의되었습니다.


3) 지식의 진화와 매체 환경의 변화


인류의 지식 축적 방식이 변화하는 과정 역시 주목되었습니다. 기억에서 문자로, 그리고 출판에서 인터넷과 빅데이터로 이어진 진화는, ChatGPT의 등장을 통해 ‘시간의 제약’마저 사라진 단계로 확장되었습니다.


AI는 인간이 평생 읽을 논문 400만 건을 단 하루 만에 분석하고 요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으며, 이는 인간 지식의 확장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전환 이후에는 지식을 뇌에 직접 주입하거나, 언어 없이 뇌파로 소통하는 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매체 환경의 변화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졌습니다. 한 참석자는 “이제는 소설 속 인물보다 유튜브 브이로그에서 실제 사람들의 삶을 보는 것이 더 흥미롭다”라고 말했습니다.


AI가 생성하는 정보의 양이 인간의 인지 능력을 초과하면서, 사람들은 더 즉각적이고 감각적인 매체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문학의 역할, 독서의 의미, 사유의 방식이 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해석되었습니다.


4) 세대별 디지털 격차: 과소활용과 과의존의 양극단


AI 활용 능력에 따른 디지털 격차는 세대 전반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니어 세대는 AI 기술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는 반면, 젊은 세대는 AI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시니어 세대는 디지털 활용 능력을 앱을 통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지의 여부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실제 AI 시대가 요구하는 디지털 활용 능력과는 크게 동떨어진 기준임을 보여줍니다.


‘한국 대학생 92%가 챗GPT 사용한다’… 대학 생활에 AI 어떻게 쓰나 봤더니 – AI 매터스


반면, 젊은 세대는 AI에 대한 의존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대학생의 92%가 ChatGPT를 사용하며, 이들은 GPT 없이 대학 생활을 상상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AI 중심적 사고방식을 내면화하고 있습니다.


AI에게 감정적 고민이나 행동 결정을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AI가 인간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위로와 조언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러한 심리적 의존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챗GPT부터 제미나이까지…대한민국 청소년들의 AI 사용실태 분석 – AI 매터스


AI의 발전 속도 자체를 가장 큰 위협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한 달 전에 봤던 것과 지금이 다르다”라고 할 만큼 빠른 진화 속도는 기술의 능력보다 변화의 속도가 더 무섭다는 평가를 낳았습니다. 이는 자본과 기술의 결합을 가속화하며 AI 산업의 집중화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5) 교육 현장의 변화: 사교육과 공교육의 AI 도입


AI의 도입은 교육 현장을 빠르게 바꾸고 있습니다.


AI 디지털 교과서 개발은 한국 교육의 성급한 대응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었습니다. ‘이 기술을 어떻게 사용할까’에만 집중하고, ‘이 기술이 사회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성찰은 부족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컴퓨터 사이언스나 교육 콘텐츠 전문가 없이 추진된 점도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었으나, 단순한 콘텐츠가 양산되며 교육적 효과는 미흡했다고 보입니다. 이는 기술 도입보다 교육의 본질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생각했습니다.


사교육 현장에서는 어느 논술 학원에서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에게 챗GPT와 함께 책을 읽고 학원에 오도록 하는 사례가 소개되었습니다.


학생들은 책을 대충 읽은 후 챗GPT에게 내용을 묻고, “챗GPT가 더 잘 알겠지”라며 결국 챗GPT에게 배워서 논술 학원에 오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공교육도 예외는 아닙니다. 교육 현장에서 AI 활용 수업과 멀티미디어 수업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학생들의 필기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고 있으며, 손글씨가 느리고 서툴러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학습자 주체성’ 담론에 대해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결국 아이들에게 ‘너희가 알아서 살아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며, 이는 각자도생의 논리를 교육적 언어로 포장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비판적 사고나 성찰 같은 목표가 교육 현장에서 구현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며, 오히려 문해력과 독해력 교육이 급선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독서모임은 AI 기술의 발전이 인간의 사고, 노동, 지식, 교육 전반에 걸쳐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체감하게 한 시간이었습니다.


참석자들은 AI를 기술적 진보의 결과로만 바라보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AI는 인간의 효율을 높이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간의 주체성과 윤리를 재편하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효율이 아닌 의미이며, 속도가 아닌 사유입니다. AI 시대에 인간이 주체로 남기 위해서는 기술을 맹목적으로 수용하기보다, 그것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스스로의 인식과 가치에 근거한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는 데 참석자 모두가 깊이 공감했습니다.




이번 모임도 알차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럼 11월 모임에서 뵙겠습니다.


덧- AI 활용의 문제를 비판하면서도, AI를 활용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 책에서도 "리터러시를 인간과 비인간을 포함한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광범위하며 다면적인 영향을 지혜롭게 받(지 않)을 수 있는 실천"(494)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문제는 항상 "지혜롭게"가 어렵다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의 활용이 지혜로운 걸까요. 어떻게 활용해야 지혜로운 걸까요. 저는 아직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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