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괜찮네
혼자가 익숙했다.
모든걸 혼자 해결하고 의지할 곳이 필요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여전히 그 생각은 변함없지만 약간의 생각의 변화는 있다.
내삶의 주도나 결정, 선택은 나밖에 할 수 없다.
거기에 더해지는 것이 있다.
가족이 생겼다.
혼자하던 걸 논의하고 결정한다.
단색이던 물감이 다른색과 섞인 느낌이다.
여전히
내 색은 존재하지만 다른 색이 되었다.
원래 색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지금 색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도 꼿꼿하게 서 있는 들꽃은
비바람이 와도 쓰러지지는 않는다.
혼자서도 괜찮았지만
주변에 다른 들꽃이 생기고 또 생기니까
꽃밭이 되었다.
나는 여러색이 섞인 들꽃이 되었고
지금 꽃밭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햇빛이 비치면 같이 해를 쬐고
태풍이 불면 같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그것을 같이 견딘다.
이것도 괜찮은데?
내 안에 어떤걸 담고 싶지 않았던 건
상처받을까봐, 후회할까봐,
오고보니 별로일까봐
담고보니 그릇이 작을까봐....
그런 마음들은
꽃밭에 있으면서 사라진 것 같다.
아주 없지는 않지만.
내가 옆으로 흔들리든
꽃잎이 조금 시들든
그냥. 여전히.
꽃밭의 꽃의 하나일 뿐이다.
그 어떤것도 밀어내지도
부정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꽃이니까 꽃밭에 있는 거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나라는 존재.
혼자 꺽이지도 시들지도 말자.
나보다 키작은 꽃을 보듬어줘야지.
다같이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까.
가족이 되어서 참 다행이다.
몰랐다면 모르고 살았겠지.
그런데 알게되어서 좋다.
좋은 꽃이 아닌
그냥 꽃이 계속 되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