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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달 Apr 22. 2023

같이 살아간다는 것

이것도 괜찮네


혼자가 익숙했다.

모든걸 혼자 해결하고 의지할 곳이 필요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

인생은

혼자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여전히 그 생각은 변함없지만 약간의 생각의 변화는 있다.


내삶의 주도나 결정, 선택은 나밖에 할 수 없다.

거기에 더해지는 것이 있다.

가족이 생겼다.

혼자하던 걸 논의하고 결정한다.


단색이던 물감이 다른색과 섞인 느낌이다.

여전히

내 색은 존재하지만 다른 색이 되었다.

원래 색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지금 색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서도 꼿꼿하게 서 있는 들꽃은

비바람이 와도 쓰러지지는 않는다.

혼자서도 괜찮았지만

주변에 다른 들꽃이 생기고 또 생기니까

꽃밭이 되었다.


나는 여러색이 섞인 들꽃이 되었고

지금 꽃밭에서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햇빛이 비치면 같이 해를 쬐고

태풍이 불면 같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그것을 같이 견딘다.


이것도 괜찮은데?


내 안에 어떤걸 담고 싶지 않았던 건

상처받을까봐, 후회할까봐,

오고보니 별로일까봐

담고보니 그릇이 작을까봐....

그런 마음들은

꽃밭에 있으면서 사라진 것 같다.

아주 없지는 않지만.


내가 옆으로 흔들리든

꽃잎이 조금 시들든

그냥. 여전히.

꽃밭의 꽃의 하나일 뿐이다.

그 어떤것도 밀어내지도

부정하지도 않는다.

당연히 꽃이니까 꽃밭에 있는 거다.


자연스럽고 당연한 나라는 존재.


혼자 꺽이지도 시들지도 말자.

나보다 키작은 꽃을 보듬어줘야지.

다같이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까.


가족이 되어서 참 다행이다.

몰랐다면 모르고 살았겠지.

그런데 알게되어서 좋다.

좋은 꽃이 아닌

그냥 꽃이 계속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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