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란 무엇인가?
5년 전 [정신분석 입문]을 읽을 때랑 지금이 다른 점은 그 시간 동안 라깡 정신분석을 공부하면서 프로이트 텍스트 읽을 준비를 더 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분들을 만나 세미나를 참석하니 스스로 이해력이 더 높아졌다 자평하고요. 그리고 다시 책상에 앉아 요약을 시작하는데 그 당시도 어려웠서 표기했던 문장들이 지금도 이해하기 힘듦을 마주합니다. 오역 탓인지 제 한계인지 알지 못해 속상합니다.
그러다 지독하게 애매한 문장을 하나 만나서 씨름하다 AI에게 해석을 의뢰해 봅니다. 놀랍게도 무척이나 효과를 보았습니다. 표현이 영 저에게 와닿지 않던 부분을 살짝 AI가 뚫어주니 다시 해석이 죽죽 나갑니다. 모르던 것을, 더구나 프로이트 텍스트를 이해했다는 쾌락이 저를 찾아옵니다. 이러니 AI, AI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난 강의에서 요약하기 힘들다고 했던 부분도 AI에게 해석을 시킨 결과 다행히 그것은 제 해석이랑 비슷했습니다.
다섯 번째 강의는 [착오]를 지나 [꿈] 이야기로 들어갑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다섯 번째 강의 - 정신분석 어려움과 시도
제목은 이런데 실제 내용은 꿈 해석을 본격 시작하는 내용이라서 어울리지 않고요. 매번 정신분석 어렵다고 노래를 부르시니 박사님은 엄살쟁이인가 싶다가도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을 처음으로 만드신 분이라 그 고충이 얼마나 큰가 애잔하기도 합니다.
언젠가 어느 학자가 노이로제 증상에는 어떤 의미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여기서 정신분석이 시작되었다. 치료 중에 환자는 증세 대신 꿈을 이야기했는데 학자는 꿈에 어떤 의미가 있지 않을까 추측을 한다. 이 이야기는 1880년 요제프 브로이어 박사님 치료 사례로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그때로 가 꿈에서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해 보자.
아래가 AI도움으로 쓴 부분입니다. 그 바로 아래는 원글을 공시합니다. 지금 다시 읽어도 어렵네요. 이 둘을 비교해 보시면 제가 얼마나 과격하게 번역본을 요약하고 있는지 아실 수 있을 거예요. 거의 다른 글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요.
만일 노이로제 신경증상이 없는 건강한 자들 샘플이 있어, 내가 그들 꿈을 분석한다고 해도 오늘날 우리가 발견한 노이로제에 대한 지식을 그대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즉 꿈 연구는 노이로제 연구에 가장 좋은 준비 작업이며 꿈 자체가 노이로제 증상이라 하겠다.
만일 누구나 다 건강한 사람으로서 꿈만 꾼 것이라면, 지금까지 노이로제 연구에서 얻은 지식을 모두 이 꿈에서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꿈도 착오처럼 흔하며 대수롭지 않고 얼른 보기에 실용 가치가 없기까지 하지만 건강한 사람에게도 나타난다는 점마저도 착오랑 비슷하기에 정신분석 연구대상이 된다. 다만 꿈을 연구한다고 하면 착오행위를 연구한다고 했을 때 보다 더 무시당하기 일쑤이다.
무시는 양반이고 꿈을 연구한다는 것은 비과학 끝판왕이며 신비주의자라고 무당 취급을 받게 된다. 더구나 의사가 종양이나 뇌일혈, 만성염증 등 더 절실하게 연구할 문제가 많은데 꿈 따위에 몰두한다니 미친놈 소리 듣기 딱 좋다.
게다가 꿈은 구조 자체가 과학 연구에 필요한 모든 요건에 위배된다. 꿈이란 연구대상조차 불확실한데 차라리 망상이라면 일정한 윤곽이라도 있지 꿈은 말로 설명하기도 힘든 장면이 많다. 어떤 사람이 자기 꿈을 이야기할 때 중간에 말을 바꾸거나 기억이 모호해서 부득이 지어내는 경우는 흔하다. 대부분 꿈은 흐릿해서 기억하기 힘들며 조그마한 단편은 아침이면 다 잊게 된다. 이런 재료를 어느 과학자가 심리학 치료에 재료로 쓰려 할까?
하지만 착오를 연구하면서 하찮은 것들을 다루었고 중대한 사건은 조그마한 전조를 통해서 나타난다는 것도 알고 있다. 우리는 실생활에서 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일부 학자들도 관심을 주긴 한다. 다만 현대 실증 과학은 왜 이렇게 꿈을 경시하는가 먼저 살펴보자. 나는 그것이 우리가 오래전에 너무도 꿈을 중시한 반작용이라고 생각한다.
신화나 성경이 아닌 아닌 실제 역사를 보아도 고대 인들은 모두 꿈에 큰 뜻을 부여하였고 현실에서 이용했다. 사람들은 꿈에서 미래를 예단하고 왕들은 해몽가를 대동하지 않고는 행군하지 않았다. (이것은 꿈해석이 아니고 해몽입니다) 특히 그리스 로마 시대에 성행했는데 그 뒤 어떻게 해몽이 쇠퇴하고 꿈이 신용을 잃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지만 적어도 문명개화 때문은 아니다. 지금까지도 고대 해몽보다 더 불합리한 관습이 그대로 통용되고 있는 것도 있지 않은가? 아마도 무식한 인간들이 꿈에 집착하면서 미신으로 전락한 것 같다. 지금도 사람들은 (1900년) 복권을 맞추기 위해서 번호를 꿈에서 점지받으려 한다 (2025년인 지금도 그래요 박사님..).
현대의학에서 꿈을 연구한 것은 어디까지나 생리학 이론을 적용하는 범위 안에서였다. 의사들은 꿈을 정신활동이 아닌 육체 자극에 의해서 생긴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꿈이란 발작 같은 경련 따위로 비유했으니 그 안에 숨은 의미를 발견할 수가 없다. 무엇이던 해석을 하려면 그 안에 논리가 있다고 전제해야 하는데 이런 입장을 가진 의학에서 꿈을 해석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의학에서 열거하는 꿈 특징이란 1 불확실한 모호성 2 파괴된 논리/연상 3 비판력 감퇴 4 모든 지식 마비 4 여러 가지 능력 저하 등이다. 감사하게도 실험심리학 같은 과학은 잠잘 때 가해진 자극이 꿈 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교하게 연구를 해주었다. 가령 잠든 사람에게 향기로운 냄새를 흘리면 꿈은 그를 향수 가게로 데려가거나 기묘한 모험을 선사하고 이마에 물을 떨어뜨리면 땀에 흠뻑 젖는 꿈을 꾸는 식이다. 이렇게 자극을 통해 만들어진 꿈을 '자극몽刺戟夢'이라고 하는데 결국 꿈이란 수면을 방해하는 자극에 대한 반응이라고 과학은 결론 내린다.
하지만 매이 아침 같은 자명종 소리를 듣더라도 매번 다른 내용을 가진 꿈을 꾸는 것은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하루는 그 소리가 꿈속에서 묘지에서 울리는 종소리가 되고 어떤 날은 그 소리가 출발 신호를 알리는 경적이고 다른 날엔 그 소리가 접시를 깨는 소리로 꿈에서 표현이 된다. 그러므로 외부자극은 꿈 전부를 설명할 수 없다.
어떤 의사들은 내장자극이 원인이라고도 한다. 꿈이 오장에서 오는 것이라고 하는데 일견 맞는 말이다. 방광이 가득 차 있다던가 몹시 성기가 흥분된 상태가 어떤 꿈을 만드는지 우리는 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방광이나 꼴림 같은 자극을 빼면) 한밤중에 작동한 내장자극을 잠이 깬 뒤에 다시 증명할 수 없으며 외부자극이랑 마찬가지로 내장자극 역시 명확한 증명이나 해석은 불가능하기에 역시 이것도 모든 꿈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시 우리 과제로 돌아와 꿈을 규정해 보자. 꿈이란 본시 다양하지만 모든 꿈에서 공통된 점은 우리가 자고 있다는 것으로 꿈은 수면 중에 일어나는 정신활동이나 깨어 있을 때 정신활동이랑 크게 다르다. 수면은 생리학으로 보면 휴양을 목적으로 하기에 외계에 대한 관심을 중단시킨다. 그리고 꿈으로 잠을 깨기도 하며, 수면이 방해되는 조건에서 꿈을 꾸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꿈은 수면과 각성 사이 중간 상태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꿈은 수면 프로그램 속에 들어있지 않은 셈이다.
누구나 꿈 없는 수면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수면 중에는 어떤 정신활동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수면 중에 정신활동 흔적까지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그 흔적이 꿈이 되는 것이다. 이런 흔적이 육체 자극에서 일어나는 정신현상 잔여물로 잠을 방해하는 수준이라면 연구 가치는 없지만 꿈은 그 이상 가치로 분명히 존재하기에 우리는 이를 설명하려 한다.
그러면 왜 정신생활은 잠들지 않는가? 아마 무엇인가 정신에 휴식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극은 정신에 작용하며 정신은 자극에 반응한다. 그러므로 꿈이란 수면 중에 받은 자극에 대해 정신이 반응하는 표식이다. 수면을 방해하는 자극 중에 일부가 꿈이 되다면 모든 꿈에 공통되는 '수면 중에 정신활동'이라는 꿈이 가진 제1 공통점은 대략 설명이 된다.
두 번째 공통점은 꿈속 경험은 주로 시각 형태를 띤다는 것으로 이것은 깨어 있을 때랑 그 성질이 다른 지점이기도 하다. 꿈을 말하기 어려운 것도 이 영상을 말로 옮기는 어려움 때문이다. 단순히 수면 중에 정신활동이 저하된 것이 깨고 난 후에 꿈을 설명하기 어려운 원인이라고 진단하기 어렵지만 아무튼 꿈이 주는 기묘한 인상은 실제로 존재한다.
세 번째 공통점은 꿈에서 나타나는 다양성이다 (정해진 공식이 없는). 길이도 다르며 어떤 꿈은 내용이 풍부하지만 어떤 꿈은 매우 단순하고 혼란해 아무런 감흥이 없고, 어떤 꿈은 선명해서 30년을 기억하기도 하지만 어떤 꿈은 희미하여 다음 날에도 기억하지 못한다. 낮에 잔재를 그대로 반영하는 꿈도 있지만 전혀 현실이랑 상관없는 내용이 나오기도 한다.
네 번째 공통점은 위에서 말한 자극이 꿈을 만드는데 어느 정도 기여한다는 이론에 연장으로, 꿈은 자극에 반영하지만 그 내용은 단순히 그것을 재현하지 않고 가공하고 채색하며 서사까지 넣어 다른 이야기로 만드는 작업을 한다. 우리는 자극을 연구해서 비슷한 것을 모아 통계내는 해몽 비슷한 짓보다는 이 부분을 연구해야 꿈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소설로 치자면 자극은 단순한 소재이나 위대한 작가는 평범한 소재를 가지고도 위대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랑 꿈 작업은 비슷한 면이 있다.
이제부터는 꿈들이 가진 차이점을 살펴보자. 우선 어떤 꿈은 뜻이 없고 혼란한 부조리뿐이고 다른 꿈은 의미심장하다는 것을 보자. 전날 사건을 소재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꿈은 그런 것이랑 큰 관계가 없다. 그럼 꿈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 왜 우리가 아는 사실이나 최근 경험을 바탕으로 꿈은 이루어졌는지를 살펴 하나라도 이유를 발견해 해결을 향해 가보자.
실험심리학은 자극에 너무 집착해서 꿈 해석에 더 이상 진전이 없고, 현대 철학은 오만해서 꿈을 완전히 하찮은 것으로 비난이나 일삼는다. 그렇다고 꿈을 중시하는 무당하고 손을 잡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여기서 '백일몽'이라는 단어랑 비교하면서 오늘 강의 마지막 근거를 찾아보자.
백일몽이란 낮에 꾸는 꿈으로 즉 공상이다. 이 역시 누구나 일삼는 것으로 건강한 사람에게서도 종종 볼 수 있다. 사실 공상은 수면 상황이랑 전혀 관계가 없기에 몽夢이라는 기표를 주면 안 된다. 더구나 꿈같은 환각은 전혀 없이 내가 생각하고 있는 중이라 성격도 꿈이랑은 정반대이다. 다만 꿈이랑 마찬가지로 현실설이 떨어진다는 공통점은 있다.
공상은 주로 나만 행복하려는 욕구, 야심, 권력욕, 성욕 소망이 주를 이룬다. 남자들은 야심 찬 영웅이 되거나 막대한 성공을 꿈꾸고 여자들은 주로 사랑을 성취하는 욕구가 흔한데 영웅이 되려는 목적도 결국 여자에게 잘 보이려는 의도이니 둘 다 같은 것이다.
백일몽은 오랫동안 한 사람 속에서 계속되며 긴 이야기로 발전하고 생활 변화에 맞추어 내용도 바뀌기에 그것은 시간이랑 더불어 진행하고 영향을 받으니 '날짜 도장'이 내용에서 매번 발견된다. 백일몽은 작가들에겐 창작 재료가 되고 창작물에는 작가가 그리는 백일몽이 변형, 확대, 축소되어 담겨있다. 작품 속 주인공은 언제나 백일몽 속 자신이거나 다른 사람 모습을 빌린 나일뿐이다.
꿈이랑 백일몽이 [꿈]이라는 이름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것에서 어쩌면 우리가 찾는, 아직 모르는 꿈이 가진 심리 특성이 있을지 모르겠다. 아니면 단순히 꿈이라는 이름만 같을 뿐 전혀 쓸데없는 논의일 수도 있는데, 이에 관해서는 다음 강의에서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