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날 사랑한 상속녀 5

시선

by DreamHunter
KakaoTalk_20251120_082050460.jpg 막는 자 VS 뚫는 냥


고양이가 또 나갔다. 나이도 많고 다리도 성치 않은 녀석이 무슨 꿀 발라 놨다고 기를 쓰고 담 뒤에 학교로 간다. 여친이라도 생겼나? 내시 주제에 여친은 무슨.. 만나서 정작 중요한 할 말도 없을 것 아닌가? 옛 말에 내시 색色 밝힌다고, 어쩌면 상실감이 더 크기에 더 집착이 강하려나?


문제는 뻔질나게 밖을 나가니 학교에 사는 고양이들 영역도 침범하고 보복 침범도 일어나 새벽에 동네 씨끄럽게 싸운다는 것이다. 어제도 두시쯤인가 날카로운 고양이 비명 소리에 벌떡 일어나 내려갔다. 마침 꿈에서는, 자기 전에 했던 운동 여파 때문인지, 매우 불편한 상황이 연출되던 차에 꿈 내용이 급격하게 악화되더니 깨버렸다. 동네 창피해서 득달같이 달려가 녀석을 데리고 들어오며 한 소리 했다.


"이 놈아, 지금이 몇 시인데, 그리고 니가 나이가 몇인데 동네 애들하고 싸우니?"


싸움을 말려준 나에게 고마움은커녕 털이 바짝 곤두선 녀석은 날 향해 하악질을 소심하게 토한다. 인기척에 동네 고양이는 꽁지가 빠지게 도망갔고 아직도 영역 침범에 분이 풀리지 않는지 씩씩대는 녀석을 번쩍 들어 집에 안에 던져 놓고 베란다 문을 곧장 닫아 캣도어를 막아 버렸다.


싸움질하라고 만들어준 문이 아니잖니..

한바탕 난리를 치르고 다시 침대에 누우니 잠이 올리가 없다. 껌껌한 방 침대에 홀로 누워 있으니 별 생각이 다 든다. 상실감이 큰 저 호주 고양이 녀석을 앞으로 어떻게 훈육시켜야 할까 하는 문제부터 요즘 내 속을 무던히도 썩이는 내담자 연수 얼굴도 아른거린다. 새벽부터 연수 생각을 하며 상담 일에 대한 스트레스가 밀려오니 괜히 교수님 부탁을 들어 드렸나 후회도 막급하나 꼬박꼬박 들어오는 흡족한 상담 비용을 생각하며 기분을 상쇄시켜본다.


어차피 살면서 돈 걱정을 해본 적이 없는 부패한 담임 목사 외동 아들이기에 돈은 내게 큰 위안은 주지 못한다. 성탄섬을 폭파하고 시드니로 돌아와 조신하게 살면서 금욕 생활을 한지가 얼마인가 셈해보니 족히 6개월은 넘게 여자 호르몬 냄새를 맡지 못했다. 그 보드라운 감촉이랑 따스한 체액을 빨아먹지 않고 난봉꾼이 잘도 버틴다 피식 웃음이 났다.




고양이가 끈질기게 담을 타고 넘어가 사고 치는 모습은 끈질기게 고개를 드는 내 성욕 같다는 생각도 하다가 결국 다시 돌아오는 신경증자들 증상도 비슷하구나까지 생각이 미끄러져간다. 유아기에 보편성을 기반으로 하는 언어를 배우기 위해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내가 사용하던 귀엽던 아기 단어들도 다 폐기 처분 당했고 엄마랑 24시간 붙어 지내다 그만 양육자를 사랑하여 얻게 된 근친 성욕도 포기해야 했다.


그리고 아버지가 정한 욕망 초안을 언어를 배우며 우리는 강제로 주입받았다. 남자가 울면 쓰나. 여자가 다소곳해야지. 이건 하지 마. 저건 해. 어쩌면 우리는 언어를 배운 것이 아니고 억압을 당하는 과정에서 언어가 문신된 것 뿐이다. 부모는 내게 언어를 가르친다는 사명보다는 망나니 같은 아기 욕망을 누르다 보니 언어가 아이에게 딸려들어갔다고 설명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다.


귀신도 기왕이면 내 스타일이길..

정신분석을 받고 내 무의식에 이런 상실감이 있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 나도 한 인간으로서 무수한 우울함이랑 공허함에 시달려 왔다. 그리고 아무리 유능한 상담가에게 치료를 받아도 그때뿐이고 때가 되면 돌아오는 전설의 고향 '귀신'처럼 날 찾아오는 흉측한 '증상'을 마주할 때면 좌절했다.


그러고 보니 호주 TV에는 우리처럼 철이되면 귀신이 돌아온다는 뼈대를 극화로 만드는 시도가 없다. 역사가 짧은 호주 애들은 귀신 역사도 일천해서 대부분 외계인이나 알지 못할 병에 걸린 좀비에 더 공감하는 모습이다. 라캉 정신분석 관점에서 보자면 좀비는 끝없이 결핍된 존재로 걔들이 목표하는 것,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그러니 나는 좀비 영화를 보아도 좀처럼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다시 인간으로 살고 싶은 거야? 아니면 배가 고픈 거야? 날 먹어서 뭘 어쩌겠다는 거야?


그냥 무한하게 소비를 일삼는 증상을 가진 내담자처럼 닥치는 대로 인간을 먹으려는 녀석들 인생은 아무런 가치가 없어 보일 뿐이다. 즉 기표만 남고 기의는 사라진 시체로 이 둘을 가진 인간이 보기엔 상당히 어색할 뿐이다. 나 역시 충족될 수 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기에, 의미없는 인생을 산다는 지점에서 너도 반쯤 좀비 아니냐고 대들면 할 말은 없다.


반면 우리 문화 속 귀신 스토리는 정신분석 임상이랑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다. 매번 특정 날이나 사건을 연상시키는 밤이 되면 찾아오는 귀신은 하필이면 그 고을에서 가장 강력한 아버지인 사또를 찾아간다. 피 흘리며 파괴된 몸뚱이를 가지고 새벽에 방문을 두들기는 귀신은 대부분 여성이다. 무방비 상태에서 그 모습을 마주한 사또는 기절하거나 즉사하기 일쑤인데, 사또나 꼰대들이 자기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귀신은 계속 아버지 기표를 찾아다닌다.


결국 퇴마 능력이 있는 스님이나 도사가 나타나 사연을 듣고 어느 정도 사례비를 받으면서 귀신 분석을 시작한다. 다시 밤이 되고 사또 대신 귀신을 마주한 퇴마사는 섬뜩한 겉모습 뒤에 실재 사연을 차분하게 듣기 시작한다. 억울하게 죽었구나. 그래 지금 시신은 반토막이 되어서 어디 산속이나 폐가 우물 속에 버려져 있구나. 내가 정성스럽게 제사를 드리고 자네 시신을 수습해서 위로해 주마. 약속을 받기만 해도 귀신은 조용히 물러간다.


돈을 받았으니 퇴마사는 날이 밝는 즉시 억울한 귀신 한을 풀어주는 제사를 지내고 행정상 수습을 다하며 그를 '애도'해준다. 이렇게 애도가 끝나면 귀신은 봉합된 증상처럼 깊은 하늘나라 무의식같이 알 수 없는 그곳으로 영영 떠나고 그 고을은 안정을 취하게 된다.


%EC%A1%B0%EC%84%A0%EC%8B%9C%EB%8C%80%EC%9D%98_%ED%98%95%EB%B2%8C._%EC%98%A4%ED%98%95%28%EB%8B%A4%EC%84%AF_%EA%B0%80%EC%A7%80_%ED%98%95%EB%B2%8C%291.png?type=w420 조선시대 형벌

우리 분석가들이 하는 일도 퇴마사랑 비슷하다. 알지 못할 증상이 귀신처럼 반복해서 나타나 자신을 괴롭힌다며 하소연하는 내담자를 마주한다. 그럼 우리는 귀신처럼 생긴 증상, 다른 사람들은 흉악하다며 마주하기를 꺼리는 그 증상을 보기 위해 내담자 자유연상에 귀를 기울이며 순간순간 그 공백, 상실감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다.


그러다 그 실재가 숨을 쉬려고 고개를 쳐드는 고래 대가리처럼 수면 위에 올라오는 순간을 포착해 언어라는 그물로 포획을 시도한다. 물론 실재는 언어로 잡히기 않기에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반복하다 보면 결국 그 증상이 원하는 것을 해석하게 되고 그 해석에 동의한 내담자는 증상을 떠나보낼 수 있다. 아니 애도를 받은 증상은 원한이 풀린 귀신처럼 내담자를 떠나간다. 누구나 아는 우리 귀신 이야기를 프로이트 박사님이 생전에 아셨다면 무릎을 치고 기뻐하셨을 것이다. 평생을 찾아 헤매던 신화 중에


이렇게 정신분석 임상 실천을 그대로 반영한 문화가 있던가!


더구나 여성 히스테리 증자를 치료하시며 정신분석을 창안하신 박사님 입장에서는 늘 처녀 귀신이 주제가 되는 우리 귀신 문화에 너무도 공감하셨을 것 같다. 처녀라는 기표 안에는 이미 여성, sex 등을 내포하는 기의가 녹아 있다. 너무 간다고 할 수도 있지만 처녀 안에는 Virgin에는 없는 한스러움, 섹스를 억압당한 아위움마저 들어있으니 라깡 쌤도 우리 귀신 이야기에 큰 관심을 보이셨을 것이다. 물론 백 년 전에 돌아가신 분들이라 이제는 불가능한 상상이지만...


Copilot_20251121_161917.png Copilot - 아래 연수 이름이 드림으로 잘못 생성됨. MS 주식 SELL..


상담실 이외 장소에서는 분석이나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는 내 철칙은 막대한 상담료를 지불하는 연수네 앞에서 무너진지 오래다. 평생 일을 하지 않는 연수에겐 휴일 개념이 애초에 없기에 주말 아침부터 카톡으로 상담을 요청한다.


공허해요. 공항장애가 다시 와요. ㅠㅠ

(공황이겠지.. Air Port에 장애가 온들 니가 신경 쓸 사람도 아니고..) 상황이 많이 안 좋아요? 처방받은 약을 복용했나요? 갑자기 공허함도 느끼시고 공황 shock이 따로 느껴진다는 말이죠?
네네ㅠㅠ 넘힘들어여
처방받은 약을 드셔도 지금 상황에서 차도가 없으시단 말씀이신가요?
네 제가 원나잇을 최근에햇는데 그것 때문에 너무힘들어서.. 이짓 하면안될거같어요 ㅠㅠ 허탈하고 공허하고 먼가 그냥 동물같아지는느낌

(자기는 집에만 있는다더니 언제 또 나가서..) 그 사건 이후에 더 죄책감을 느끼시는군요?
네 그 사람 번호도모르고 시티 나이트에서 만나서..
연수 씨는 남들보다 초자아가 강하신 듯해요.
걍 말잘통해서 만나서밥먹교 스킼힙하고 호텔가고 서로 터치안하려는 관계되려고 했는데.. 근데 차안에 블랙박스에 혹시 실내블랴박스가잇을까봐. 그럼 얼굴다나오고 그냥짜증나더라고요. 내가너무 경솔햇다싶고 차 종도 기억 안나는데..ㅜ 너무 욕구해소만하려는 제가 바보가테요. ㅠ
원나잇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얼굴이 그분 차에 찍힌 것이 더 후회된다는 말씀으로 들려요.
네네 내부에 잇는지없는지 기억이안나요.
욕구해소하는 것이 나쁘다는 고정관념? 이런 것이 너무 강한 것처럼 들리기도 해요. 연수 씨가 나쁜 일을 한 것이 아니잖아요?

알아요. 욕구해소가 나쁜건아닌데 그냥 서로 합의해서 즐거운 시간 보냈는데 모르는사람이랑 그게모하는건가근데 너무요구하는건많고 제가거절하면 합이안맞는거같다고하고 첫만남에 무리한요구를 좀 하길래..
내 안에 있는 어떤 시선이 당신을 보면서 왜 그런 행동을 했느냐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인가요?
네 저는 그런 상황이 싫더라고오. 외롭고 고독하고 사랑이필요해서그햇던거걑야요. 근데 그지같은 새끼만나서 이게 뭔지 ㅜ 원나잇이 문제라기 보다는 고독감이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남성분이 강압성을 보였나요?
원나잇 후회보다 차안에 블랙박스 혹시 찍혓을꺄보ㅓ네 계속 입으로해달라하고 짜증나서..
차 안에서?
아뇨 아뇨 호텣에서여 자꾸 애널하자하고.. 처음인데 좀 그 사람이 생각한 방향과제가달랏던듯

지금 연수 씨는 막연한 시선을 느끼고 있네요. 있을지도 모른다는 카메라가 주는 시선.
얼굴이랑 키스 후 그냥 얼굴도 찍힌게 짜등나죠.
차 안에서 어느 정도 찐한 애무가 있었군요?
지말로는 내부카메라없다느넫 모르는거니까 다시확인하오싶은데 기억도안나고 너무 스스로 스텔스받조
아, 이미 구두로 카메라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셨군요?
자긴 없다고햇디만 새상모르는거죠. 므서워서 이것 땜시 공황이 더오ㅑㅅ어요 ㅠㅜ 하루 사귀다 즐기다 헤어진다 이거 나쁜거이닐수도잇는데 허탈해요. 전 절 더포영해주고 제가 기댈수엣능 사람만나고싶어요

죄책감에 초자아가 더 강력해지는 모습이에요. 내 안에 그 초자아가 연수 씨에게 계속해서 타락했다고 나무라는 느낌이 저는 드네요. 누구나 초자아가 있으니 비슷한 상황에서 정도차이만 있을 듯해요.
그 남자가 데려다 주고 잘 들어가라고한다음에 차단한거같더라고요 ㅡㅡ 연락이안되여 미친새끼죠

원나잇은 그럴 수 있긴 하지만 연수 씨는 그분이 차단한 것이 더 화가 나신 것 같아요.
제가 차종을 확인하고싶어서 내부안에 블랙박스 여부 그것만 보면 끝나는데 ㅠㅠ 속상해요 어떻게 스스러 번호도모르고 그냥 그런사람이랑 잠자리를 본능에 충실햇아싷어서. 울엇어요.
그 남성이 혹시나 영상을 가지고 있다면 어떤 경우가 발생할까 상상하시나요?
스스로후회가되요. 그냥싫른거죠 제가 멍청한가보ㅑ요 그런거에낚이고 즐기려고햇는데 더 스트레스네여
혹시 그 남성분은 이상형에 가까웠을까요? 만약 그분이 진실하게 만남을 제안했으면 만났을까요?
보통이요 모르겟어요 그래도 같이조아서잔 누난한테 입으로해달라고 졸라서 짜증나고

그 남성분에 대한 질투도 어쩌면 무의식에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보통 죄책감은 성에 관련된 것이고 지금 경험은 다시 초자아에게 좋은 구실 거리를 주어서 연수 씨를 공격하는 상황으로 저는 해석이 되어요.
빨알 달라고 그게 너므 소원이라고 계속 그러는게 짜증낫어요 그남자가 누굴 만나던상관안해요 근데 제가 번호는 알고 그랫어야햇나싶어서그랫어요 ㅠㅠ 너무 아무것도모르는성태에서 이게먼가싶어서요
만약 번호를 안다 해도 찾아가서 만났다면 그 남성분이 순순히 자료를 공개했을까요? 오히려 더 싸움이 커지고 일이 나쁘게 흐르지 않았을까요?
아니 자료공개안해도 카메라만 확잉하려고요 내부카메라
남성분이 내부 카메라를 떼고 오더라도 그냥 없는 것 같으면 위안이 되었을까요?
모르겟어요 너뭇 공황장애또올러같아요 제가 너무 멍청한거같어요 나체가아닌게 천만다행이겟져
자신을 멍청하다고 죄책감을 넣어 주는 그 초자아는 어디서 온 것일까 저는 궁금해요.
심장이 다틀어가고 죽을거같아요 원래도힘들엇는데 미친새끼랑 관계하고 더 짜증나지네요
어려서 선생님이나 보호자 중에 어떤 훈육이 연수 씨에게 그런 시선을 주었을까.. 그 남자를 더 욕하고 천하게 표현할수록 죄책감은 커지고 있어요. 즉 그 남자를 천대할수록 내가 받는 상처가 깊어져요.
아니 그 남자 천대해고 욕하는게아니라 하룻밤을위해 저는 근야 재미없이 운동하고온기분 허무해요
그 남자를 용서하거나 존대하라는 의미는 아니고요. 결코 그럴 필요가 없듯이 그 남자를 욕할 필요도 없을 듯해요. 지금 연수를 괴롭히는 것은 그 남자가 아니고 자기 안에 있는 초자아 같아요.
맞아요 그남자를욕하는개아니라 차단해서 연락이안되니 차 내부 확인을못한다는게짜증나여 제가 다신원나잇안할거에요.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이 더 많다면 그렇게 하시는 게 맞아요.
공허해료. 애인이랑 잠자리하면 그 공허함이 없어지겠죠?

예전에 애인이랑 관계했을 때 그랬던 추억이 있으신가 봐요.
맞죠
다시 사랑을 시작하면 어느 정도 해결이 되겠어요. 그분 하고는 왜 헤어지셨나요?
한국에 있어서.. 롱디라..
아.. 상황이 아쉬웠네요. 혹시 그 사건 이후에 꿈에 변화가 있던가요? 평소에 꾸는 꿈이랑 최근 같은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에 꿈에 변화가 오는가 해서요. 가능하시면 평소 꿈이랑 최근 꿈을 다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갑자기 피곤하다며 연수는 더 이상 카톡을 보내지 않았다. 이것으로 대화는 마쳤는데 연수는 대화 내내 알지 못할 어떤 시선, 자신이 만들어낸 가상 시선을 느끼며 몹시 괴로워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초자아가 강해서 그 환상 시선이 주는 죄책감이 연수를 달달 볶는 모습이었다.


중간에 다시는 원나잇을 하지 않겠다는 다짐은 곧 다시 원나잇을 하겠다는 의지로 들렸고 마치 나에게도 제안하는 느낌을 받았다. 유교 문화에서 언어를 배우지 않은 호주 여자들에게는 없는 K-타락이라는 족쇄가 연수에게는 있고 이것이 그날 사건을 계기로 연수에게 다시 증상처럼 나타나 무서운 초자아가 보내는 시선 앞에서 괴로워한다. 그 시선, 그 카메라를 확인하면 안심하겠다고 했지만 내가 볼 때는 자기 안에 있는 카메라를 먼저 꺼야 연수는 진정한 애도를 받을 것 같다. 아쉽게도 내공이 일천한 분석가인 나는


연수에게도, 그 귀신같은 증상에게도 적절한 애도를 주지 못했다.



KakaoTalk_20251120_174041487.jpg 이러면 탈출 못하겠지..


keyword
작가의 이전글정신분석 입문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