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추다/맞히다, 후반, 그리고 띄어쓰기
오늘은 맞춤법 잘 아는(?) 사람들도 은근히 자주 틀리는 것 같은 단어들 얘기를 해보려고요.
출판사나 관공서에서 올린 이벤트나 실제 책에서도 자주 발견해서, 또 저도 헷갈렸던 것이라...
‘출판사(?)도 많이 틀리는 (것 같은) 맞춤법 이야기’라고 제목을 붙여보았습니다ㅎㅎ
1. 맞히다/맞추다
‘맞히다’를 써야 할 때 ‘맞추다’를 쓰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오죽하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퀴즈의 답을 맞추다.’는 옳지 않고 ‘퀴즈의 답을 맞히다.’가 옳은 표현이다.> 하고 설명을 해두고 있습니다. 신간 제목 맞히기 이벤트나 여러 이벤트에서 네모 안에 들어갈 말을 ‘맞춰 보세요’라고 많이 쓰는데 ‘맞혀 보세요’가 맞습니다.
2. 후반
언젠가 제가 편집하던 책, 앞날개에 들어가는 작가 소개에 ‘스물 후반’이라는 표현이 있었어요. 인쇄소에 넘어가기 직전엔가 뒤늦게 발견하고 ‘20대 후반’으로 고쳤는데요. 가끔 실제 의미는 20대 후반, 30대 후반인 건데 ‘스물 후반’ ‘스무 살 후반’ ‘서른 후반’ ‘서른 살 후반’ 이런 식으로 표현한 것을 보면 오래전 저의 실수를 떠올리게 됩니다.
3. (띄어쓰기) 와닿다 / 가닿다 / 눈치채다 / 냄새나다
2017년엔가 ‘와닿다’가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되었어요. ‘가닿다’는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제가 찾아볼 때부터 이미 등재되어 있었고요(그래서 ‘와닿다’가 사전에 등재되기 전부터 붙여 쓴 게 저의 쓸데없는 자부심입니다ㅋㅋ). 물론 “귀여운 강아지가 내 발에 와 닿았다.” 이런 문장에서는 ‘와(서)’ ‘닿았다’ 두 가지 의미가 담긴 것이니 띄어 쓰는 게 맞고요. ‘눈치채다’와 ‘냄새나다’ 역시 한 단어로 등재되어 있어서 붙여 써야 한답니다. 저도 헷갈려서 찾아봤던 거예요.
맞춤법 얘기가 나올 때마다 하게 되는 말이지만,
오히려 편집자로 일하면서 맞춤법은 맞춤법일 뿐이다, 생각합니다.
가끔은 ‘맞춤법 따위(?)가 뭐라고’ 같은 생각도 하고요ㅎㅎ
맞춤법이 정확한 글보다 메시지가 분명한 글이 더 좋습니다.
메시지가 분명한 글보다 목소리가 선명한 글이 더 좋고요.
맞춤법이 완벽한 글을 쓰기는 어렵고(편집자가 쓰든 국어학 관련 교수가 쓰든
맞춤법은 완벽할 수 없다 생각해요!ㅋㅋ), 어차피 편집자가 맞춤법은 봐야 해요.
그것이 편집자의 밥벌이고요ㅎㅎ 물론 맞춤법 공부가 자신의 의도를
정확하게 담은 글을 쓰는 데 도움이 될 순 있겠지만,
근원적으로는(?) 고유의 목소리를 잘 담아내는 게 더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괜히 작가 지망생분들께 말씀드리고 싶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