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온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우리의 길
살다 보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일들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왜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왜 나만 이렇게 꼬이는지,
도무지 알 수 없던 시간들이었습니다.
예전에 저는 삶에는 ‘계단’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에 가고,
군대를 다녀온 뒤 복학해서 졸업을 하고,
일자리를 구하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는 것.
그렇게 한 계단씩, 차례대로 올라가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삶은 달랐습니다.
그 계단은 반듯하게 이어져 있지 않았습니다.
어떤 곳은 끊겨 있었고,
어떤 곳은 방향이 뒤틀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한 걸음씩 버텨내야 했습니다.
특히 군대에서 자대를 받고 이등병으로 지내던 시절은 잊을 수 없습니다.
구타와 얼차려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고,
눈을 감으면 보이던 그 짙은 어둠이
마치 제 미래인 것만 같았습니다.
그때의 저는,
완전히 혼자라는 느낌 속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돌아보면, 그때만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취업은 쉽게 되지 않았고,
연애는 생각보다 더 어려웠습니다.
남들은 쉽게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인 것 같다는 생각에
잠 못 이루던 밤도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조용히 버텨냈습니다.
그저, 살아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지금,
조금은 알 것도 같습니다.
그때 이해되지 않았던 모든 시간들이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요.
우리는 종종 삶을 이해하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어쩌면
삶은 이해하려 할수록 더 복잡해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때의 수많은 질문과 고민들은
지나고 보니 생각보다 덧없는 것들이었습니다.
이해하지 못해 방황했던 시간은 분명 힘들었지만,
그 시간마저 결국
지금의 나를 만든 하나의 ‘점’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조금은 받아들일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삶은 뒤돌아볼 때 비로소 이해되지만,
앞으로 나아가며 살아야 한다는
키에르케고르의 말이 와닿습니다.
그러고 보면,
인생을 이렇게 말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인생은
지나온 뒤에야 보이는,
눈 위의 발자국이라고요.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그 위를 걸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