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져야, 날아간다

by 꿈꾸는 나비

종이를 멀리 보내려면, 구겨서 던지면 된다.

그러면 종이는 나의 완력과 의지에 따라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정확히 날아간다.


구겨짐을 두려워하지 않을 때,

비로소 나는 나의 삶을 산다


- 신용목 , 우리는 이렇게 살겠지



지난 일요일,

인문학 강의*에서 들은 한 마디가

아직도 마음에 선명하다.


"얇은 종이도 그냥은 멀리 날아가지 않아요.

구겨야 더 멀리 날아갑니다.

그러니 못난 나도 드러내세요."


그 말에 나는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왜 그 말이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을까? 아마도 내가 늘 내 '구겨짐'을 숨기고 감추려 했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 없고 위축되어, 틀릴까 봐 조심조심 말끝을 흐리던 순간들. 무언가 말할 자격이 없다고 스스로를 밀어내던 날들. 정답도 없는 일에 틀릴까 봐 숨기 바빴던 마음들.


나는 늘 한 발짝 뒤로 물러서 있었다. 가장 완벽해 보이는 얼굴만 세상에 내보이려 애썼다. 종이인형처럼 어디로도 날아가지 못한 채 말이다. 바람이 불어도 잠시 뜨다 가라앉았다. 기회가 기회인 줄도 모르고 놓쳐버렸다. 그건 두려움과 수줍음이라는 무거운 돌덩이를 안고 살아서였다.


내가 나를 드러내지 못하니, 누구도 믿을 수 없었다.

사랑도, 우정도, 꿈도 모두 겉돌기만 했다.

그토록 두려워했던 구겨짐이야말로 나를 더 멀리,

더 높이 날게 하는 힘이라니.

_ddxlog_ 디디로그 인스타그램

또 한 번 인스타에서 우연처럼 이 문장이 내게 찾아와서, 내가 진짜 듣고 싶었던 말을 또박또박 전해준다.


"괜찮아, 구겨져도.

그래야 너는 멀리 날아가."


삶은 본래 매끈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바보처럼 겁만 먹고 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구겨지고, 찢어지고, 흠집 나고, 때로는 너덜너덜해져도 괜찮다는 말을 이제야 알 것 같다.


모든 상처와 흔적들이 모여 나만의 모양을 만들고,

나만의 비행을 가능하게 한다.

완벽하지 않기에 오히려 진짜가 되고,

불완전하기에 더욱 아름답다.


정말 멋진 깨달음이다.

구겨짐이 나만의 고유한 힘이 될 거라는 사실이 기쁘다. 못난 모습 그대로라도 삶의 바람을 타고 나는 충분히 멀리 날아갈 수 있다고, 오늘의 글귀가 또 한 번 나를 위로한다.


우리의 삶은 구겨져야 진짜 시작된다.

*매주 일요일 오전 7시 지담 인문학 강의

지담 연재 브런치북 - 인문학라이브 삶을 묻다.


나비의 끄적임에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출처]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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