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숨겨진 가치를 찾아서
가끔은 한 단어가 마음속 깊이 스며들어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며 우리의 사고를 물들이곤 한다. '노다지'가 내게 그러했다. 익숙하게 들려오던 이 단어가 언제부턴가 내 머릿속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자리 잡았다. 어릴 적 사투리 속에서 흔히 듣던 "노다지 술이나 풀 기가?" 같은 표현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가볍고 허망한 느낌을 주는 말이라고 여겨왔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의 아들 태명이 '다지' 였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너 다지맘이구나?"
"응~ 우리 아들 태명이 다지였어. 노다지의 다지! 태몽이 금을 잔뜩 캐는 꿈이었거든."
이 짧은 대화가 계기가 되어 '노다지'라는 단어의 진짜 의미를 찾아보았다. 금광에서 예상치 못하게 풍부한 금맥을 발견하는 순간을 뜻하는 말이었다. 힘들게 캐지 않아도 금이 쏟아져 나오는, 그야말로 뜻밖의 귀한 발견을 담고 있는 단어였다. 세월이 흐르며 이 표현은 확장되어 우연히 마주한 특별한 기회나 귀중한 가치를 의미하게 되었다. 무심코 걷다가 보물을 발견하는 것 같은, 예기치 못한 축복을 담은 말이었다.
나는 가끔 후회한다.
그때 그 일이
노다지였을지 모르는데…
그때 그 사람이
그때 그 물건이
노다지였을지 모르는데…
더 열심히 파고들고
더 열심히 말을 걸고
더 열심히 귀 기울이고
더 열심히 사랑할걸…
반벙어리처럼
귀머거리처럼
보내지는 않았는가
우두커니처럼
더 열심히 그 순간을 사랑할 것을…
모든 순간이 다아 꽃봉오리인 것을,
내 열심에 따라 피어날 꽃봉오리인 것을!
정현종의 시, 모든 순간이 꽃봉오리인 것을
그러던 중 정현종 시인의 시에서 또다시 '노다지'를 만났다. 나는 비로소 이 단어가 단순한 행운을 넘어 깊은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발견되기 전까지는 그 가치를 알아차릴 수 없지만 한 번 발견하면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존재다. 숨겨진 보석처럼 우리의 삶 속 순간들에도 빛나는 노다지가 숨어 있을지 모른다.
우리 삶에서 얼마나 많은 '노다지'가 스쳐 지나갔을까?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소중했던 순간들, 만남들, 기회들이었을지도 모른다. 시인은 과거의 순간들이 '노다지'였음을 회상하며, 그때 더 열심히, 더 진심으로 그 순간들을 사랑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최선을 다한 사람은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서툴렀던 우리는 종종 기적을 꿈꾼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온 마음을 다해 사랑했다면 미련이 남지 않을 테지만 우리는 한순간을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다음으로 넘어가 후회하곤 한다.
"그때 잘할걸, 그때 더 집중할걸..."
이것저것 하고 싶은 욕심에,
남들의 정보에 휘둘려,
많은 날을 방황하느라
하나를 온전히 불태우지 못한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러나 지나간 것에 대한 후회보다는 성찰이 더 가치 있다. 최선을 다한 것은 받아들이고 할 만큼 했는데도 안 된 일은 거기까지였다고 여기면 된다.
해보지도 않고 후회하는 일을 줄이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대한 집중하는 것.
더 좋은 것을 기다리느라 더 나은 것을 기대하느라
눈앞의 소중함을 놓치지 않는 것.
일상 속에서 숨겨진 가치를 발견하고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무심코 흘려보냈던 순간 속에서 '노다지'를 찾아내고 그 가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온전히 쏟아내지 못해 나중에 돌아볼 일이 생길지도 모르지만 매 순간을 꽃봉오리가 피어나듯 열정을 다해 맞이해 보는 건 어떨까?
그것이야말로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첫걸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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