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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인재 Mar 22. 2024

2024년 첫 해외출장

  이번 주에 올해 첫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다른 계에 속한 직원들은 해외출장을 간다고 하면 설레이겠지만 1년에 2회 이상 꾸준히 해외출장을 다니고 있는 나로서는 해외출장은 번거로운 짐일 뿐이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여러 차례 보고도 해야하고, 갔다와서도 보고에 사후정리에 남은 일 처리에 귀찮은 일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윗 사람들 모시고 가는 의전 출장이 아니라 정말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싶은 출장을 가고 싶은 마음이 컸다. 뭐라도 남아야 힘든 출장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 한해만 본청에서 더 일하고 내년에는 일선으로 나가 수사하자는 결심을 굳혔기 때문에 더욱 간절한 해외출장이었다. 


 범죄자들이 해외로 도피하게 되면 여러모로 잡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특히, 그들이 국적을 바꾸거나하면 더더욱 데려오기가 어려워진다. 이번에 도피한 그 자식도 현지에서 결혼하고, 귀화한 자였기에 처음부터 애를 많이 먹었다. 인간으로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죄를 저지르고, 피해자를 협박한 그 놈을 너무 데려오고 싶었기에 해외에 공조요청을 하는 선에서 끝내는게 아니라, 어떻게든 해외 경찰에 직접 컨택을 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강제수사 과정에 참여하고 싶었다. 다행히 과정이 잘 풀려서 현지에서 이뤄진 강제수사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었다. 


 물론 참여과정은 매우 제한적이었다. 관할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그 나라의 사법권을 존중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수동적인 참여였다. 이것 저것 물어봐줬으면 했지만 피의자 근처에 얼씬도 하지 못했다. 그 자식은 대궐 같은 2층 주택에 살고 있었다. 피해자들의 고혈을 빨아 먹으면서 그 부를 자신의 가족을 위해 사용하고 있었다. 너무 열받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중에 말을 들어보니 그 자식은 한국 경찰이 온 것을 확인하고 자기는 한국법을 위반한 적이 없다며 한국경찰이 여기 왜 왔는지 물어보며 한국으로의 송환을 걱정했다고 한다. 아직 수사가 종결되지 않았으니 그런 불안한 마음을 품고 살았으면 좋겠다. 피해자들은 밤 잠을 못 이루는데, 범죄자가 밤에 편히 자면 이상한 세상 아닌가?


 이번 해외출장은 반은 성공, 반은 실패였다. 실패인 이유는 아직 안 끝났기 때문이다. 올해 꼭 그가 해외이든 국내이든 그 어느 곳에서든 구속되었으면 좋겠다. 그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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