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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 Hyun Oh Oct 08. 2019

거짓말 같은 컬러의 진실

우리가 알고 있는 컬러와의 차이

어떤 색이 진짜 빨강인가? 

다양한 컬러를 접하면서 색의 기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하게 됩니다. 

다양한 연구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은 우리는 우리에게 속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우리의 뇌가 처해있는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인지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이 문구가 가장 마음에 와 닿습니다.


 색은 끊임없이 우리를 속이고 있다.



요제프 알베르스는 색을 "예술에서 가장 상대적인 매체"라고 하며, 우리가 인지하는 색은 복잡한 현상이라고도 합니다. 그 이유는 우주에 물리적인 색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우리가 보는 색은 실제로 다양한 길이의 파장과 빛의 강도입니다. 과연 그는 누구일까요?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교육자라고 불리는 요제프 알베르스 (Josef Albers)입니다. 그는 기하학적 추상화 화가이자와 색채학자로도 널리 알려졌으며, 우리는 알고 있는 색의 다양한 면들을 이야기하고, 색의 경험을 강조하는 사람입니다. 


요제이프 알베르스는

독일의 유명한 건축/디자인 학교인 바우하우스(bauhaus)에 입학하여 2년 후 함께 스테인드글라스 공법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고, 1925년 가구 디자인 교육 영역으로 확장합니다. 파울 클레(Paul Klee), 바실리 칸딘스키 (Wassily Kandinsky) 등과 함께 글라스 작업도 함께 하였다고 합니다. 바우하우스에서 가르치던 중, 제자 Anni Fleischmann를 만나 결혼합니다. 1933년 나치 점령 후, 미국으로 이주하여 당시 MOMA(Museum of Modern Art in New York City)의 큐레이터이자 건축가 필립 존슨(Philip Johnson)의 추천으로 노스케롤라이나주에 있는 블랙마운틴대학 (Black Mountain College)에서 미술학과 학과장으로 가르치게 됩니다. 그는 색, 형태, 위치를 주제로 한 다양한 시각적 효과에 대한 작업을 하며, 1947년 변형/어도비 시리즈 (Variant /Adobe series)로 작품을 선보입니다. 3년 후, 그는 예일대학교 (Yale University) 디자인학과를 만들고, 학과장으로 가르치게 됩니다. 그곳에서 그는 아트의 완성된 작업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그 과정 ("art is not an object, art is an experience")을 강조하며, 그 경험을 토대로 1963년 Interaction of Color이라는 책을 발간합니다. 은퇴 후, 그는 정사각형에 바치는 경의 (Homage to the Square)로 다양한 작업을 하게 됩니다.

** 그의 작품이 직접 감상하고 싶으시면, 리움미술관에서 '정사각형에 바치는 경의(Homage to the Square)'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하나의 색에서 여러 가지 색이 보인다? 


한 가지 색에는 다양한 색이 보인다고 합니다. 같이 한 번 볼까요? [이미지 1]의 파란 직사각형과 청록 직사각형 사이에 놓인 작은 정사각형과 노란 직사각형과 주황 직사각형 사이에 놓인 작은 정사각형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두 개의 정사각형이 같아 보이시나요? 정말 같은 색입니다. 세로 줄무늬가 바닥에서와 동일한 색임을 나타내기 위해 짙은 청색 및 주황 긴 사각형을 정사각형으로 보이는 배경 위에 올려놓았다고 합니다. 동일한 하나의 색이 다른 두 가지의 배경에 놓아보면 다르게 보입니다. 아직도 의심이 남아 있다면, 비슷한 파란/하늘색 색종이와 노란/주황색 색종이로 직접 실험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미지 1] 색의 상대성 (IV-1 Relativity of color), Yale University Press.


같은 색으로 보이시나요? 


이번에는 [이미지 2]를 봅시다. 

2가지 다른 바탕에 2가지 다른 색이 보이시나요? 그렇지만 여기에는 총 3가지의 색상이 있습니다. X자를 주목해봅시다. X자를 따라가다 보면, 위쪽 가운데에서 둘이 만나는 지점을 볼 수 있습니다. 위쪽과 아래쪽으로 연결된 X자는 결국 연결되어 있으므로 다르게 보이지만 같은 색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노란색 바탕 위의 X자 형상은 보라색처럼 보이고, 보라색 바탕 위의 X자 형상은 노란색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동일한 하나의 색이 다른 두 가지의 배경색에서 다르게 보입니다. 이 원리는 무엇일까요?

 

[이미지 2] 배경들의 반전 (VI-3 Reversed grounds), Yale University Press.


색의 상대성입니다. 이 원리는 두 가지 이상의 서로 인접할 경우, 서로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 양향으로 색채의 지각 과정 중 물체로부터 인간의 눈에 이르는 과정과 눈에서 뇌에 이르는 과정에도 영향을 줍니다. 


의사들의 수술가운은 왜 초록색일까요?


[이미지 3]를 통해 한 번 실험해볼까요. 왼편에 있는 빨간 원 중앙에 위치한 검은 점을 30초 동안 응시해봅시다. 그 후, 흰색 원 중심에 표시된 점에 초점을 맞춰봅시다. 무엇이 보이시나요? 밝은 청록색을 볼 수 있습니다. 원래 보이던 흰색 원이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우리가 보는 색상은 빨간색의 잔상이 있으며 동시에 대비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하여, 붉은 피를 많이 보는 수술실에서 의사들은 흰색이 아닌 초록색 수술복을 입습니다. 


[이미지 3] 잔상 (After-image VIII-1), Yale University Press.


잔상이란, 어느 자극을 본 후에 눈을 감거나 다른 쪽으로 눈을 옮겼을 때 남아있는 현상입니다. 이를 심리보색이라고도 하는데, 인간이 색채를 지각하는데 추상체 감지 세포 중 빨간색-녹색 감지 기능과 노란색-파란색 감지 기능이 서로 균형을 유지하려는 작용에서 나온 것입니다. 빨간색과 녹색은 하나의 지각 연결고리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빨간색을 오래 응시하면 빨간색을 감지하는 감각과 녹색을 감지하는 감각도 동시에 자극을 받습니다. 그리하여 빨간색의 자극이 사라졌을 때 같이 자극을 받았던 녹색이 환상처럼 눈앞에 어른거립니다. 노란색은 파란색과 연결되어 있어, 마찬가지의 현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밝기를 담당하는 간상체에도 잔상과 연관이 있어, 원래 자극색(위의 경우 빨간색)보다 더 밝게 보이게 됩니다.  

같은 원피스를 다른 게 보는 사람들 누가 맞는 걸까요? 

아래 원피스는 어떤 색으로 보이시나요?


검정과 파랑 vs. 흰색과 금색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보이는 것일까요? 



실제 색상과 빛으로 인해 디지털 컬러에서 보여지는 색 조합의 차이


뇌과학자인 Bevil Conway는 "저화질 이미지는 뇌가 색을 정확하게 식별하기에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빛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합니다." 색을 인지하는 조건의 하나인 광원에 따라 우리가 인지하는 것도 바뀌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입니다.



요약하자면, 

색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우리의 시각적 감각은 인지하는 환경에 따라 변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색이 존재할 경우, 일반적으로 우리의 뇌는 주어진 광선의 정확한 파장과 같은 절대값 일반적인 인지 속성을 따르게 됩니다. 그렇지만, 두 가지 이상의 색이 인접할 경우 그 인지 속성은 절대값에서 두 가지 색의 경계에 대한 대비로 초점이 바뀌게 됩니다. 






참고문헌: 

1. Interaction of Color, Josef Albers,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2006.

2. Susan R. Barry (2015). Josef Albers and the Science of Seeing, Creative Common.

3. New York Times (1976). 'Josef Albers, Artist and Teacher, Dies', New York.

4. New York Times (2015). The Science Behind the 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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